영화
[마이데일리 = 김경민 기자]2011년 상반기는 1천만 대작도, 1백억 예산을 들인 블록버스터 급 영화도 개봉하지 않은 조용한 시기였다.
이 와중에 ‘써니’와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은 올 상반기 한국 극장가에서 사이 좋게 1위와 3위를 기록했다.
영진위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결과 올해 흥행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영화는 5월 개봉한 ‘써니’로 600만 관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어 김명민이 주연한 ‘조선명탐정’이 479만 명으로 3위를 기록하고 있다.
물론 이들 영화 사이에 드림웍스사의 애니메이션 ‘쿵푸팬더2’가 껴 있긴 하지만, 한국 개봉 영화 중 ‘써니’와 ‘조선명탐정’이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런데 이들 영화에는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큰 돈을 들이지 않은 ‘알짜’ 영화라는 것.
‘써니’의 경우 제작비가 40억 원이 들어간 중간 규모의 작품이고, 사극이라 거액이 들었을 법한 ‘조선명탐정’도 43억 원이 투입된 ‘블록버스터’와는 거리가 먼 작품이다.
이들 영화의 경우 이 정도의 흥행은 기대하지 않고 제작 및 배급에 나선 작품이라, 관계자들 또한 놀라움을 숨기지 않고 있다.
사실 ‘써니’의 경우 개봉 당시 ‘길어야 2주’라는 중론이었다. 당시 ‘캐리비안의 해적4:낯선조류’, ‘쿵푸팬더2’ 등 파급력을 갖춘 영화들이 줄개봉을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소위 말해 ‘틈새 시장’을 노리고 개봉한 ‘써니’의 경우 100만 명 선에서 흥행을 예상했지만, 한 달이 지난 지금도 주말에 꾸준히 25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는 등,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써니’ 배급사인 CJ E&M 영화부문의 최민수 과장은 이 같은 흥행에 대해 “개봉 이후 1위를 차지하리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2주 3주차가 되면서 ‘승산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 이유는 영화 드롭율이 상당히 낮았고, 중장년 여성관객들이 극장을 찾으면서 꾸준히 관객이 들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써니’는 개봉 2개월을 앞두고 있는 6월 30일에도 ‘트랜스포머3’에 이어 2위의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그야말로 ‘미친’ 흥행 기록을 세우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최 과장은 “이전 한국 영화 중 이 같은 흥행 추이를 기록한 작품은 아마 없을 것”이라며 “’써니’가 종료 되는 시점의 스코어는 우리도 예측하기 힘들 정도다”고 전했다.
또 다른 흥행작 ‘조선명탐정’ 또한 김명민이 출연한 작품이라 어느 정도의 기대치는 있었지만, 479만 명이라는 성적은 관계자들조차 예상하지 못했던 수치다.
‘조선명탐정’을 배급한 쇼박스㈜미디어플렉스 김주환씨는 “1월 극장가에서 ‘조선명탐정’이 기대 이상의 선전을 보여줬다. 국내에 없던 사극 캐릭터라는 점에서 관객들의 반응이 좋았고, 이 같은 인기 때문에 속편 또한 논의 중이다”고 전했다.
작은 영화가 기대 이상의 흥행을 기록하는 양상은 지난해 83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1위를 기록한 원빈 주연의 영화 ‘아저씨’부터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포화속으로’ 등 지난해도 100억원 이상을 투자한 대작들이 개봉했지만 손익 분기 선의 흥행을 기록한데 반해 ‘아저씨’의 경우 제작비 대비해서 엄청난 관객 동원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한국 극장가에서는 할리우드 식의 볼거리 많은 영화 보다는 관객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중소규모의 영화가 흥행 대세로 떠오른 것이다.
[사진 = '써니'(왼쪽), '조선명탐정']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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