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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두선 기자]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는 아이돌 중심으로 편향된 가요계에 새 바람을 일으키기 위한 취지로 시작됐다. 처음 프로그램을 기획한 김영희 PD는 첫방송에 앞서 "주말 황금시간대에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음악을 들려주고 싶었다"고 말한 바 있다.
현재 '나가수'는 분명 우리 가요계의 판도를 뒤흔들어 놓았다. 대중들은 그동안 방송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가수들의 가창력에 감탄을 표하며 열광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노래 실력을 평가하는 것을 넘어서 해당 가수에 대한 인기상승으로 나타나고 있다. '나가수'가 현란한 무대 퍼포먼스와 뛰어난 외모로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던 과거 가요계의 선입견을 깬 것은 분명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나가수'가 또 다른 편견을 조장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나가수'는 초창기 멤버 이소라, 김범수, 박정현, 윤도현, 김건모, 백지영, 정엽 7인으로 시작했다. 이후 임재범, BMK, 김연우, 옥주현, JK김동욱이 새 멤버로 합류했고 경연을 통한 탈락이 반복되면서 시청자들은 현재 장혜진, 조관우를 새롭게 만나고 있다.
'나가수' 출연 가수들에게는 공통점이 보인다. 첫째로 방송활동 횟수가 적다. 이들은 주로 공연을 통해 팬들과 소통했고 예능 프로그램 출연은 상상하기 힘들었다. 둘째는 댄스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백지영과 옥주현이 과거 댄스가수로 활동한 전력이 있긴 하지만 그들의 댄스퍼포먼스때문에 '나가수'에 섭외됐다고 볼 수는 없다. 마지막으로 연령대가 적지 않다. 출연 가수 중 최연소인 옥주현의 나이가 31살이다.
'나가수'의 편향된 섭외가 시청자들에게 편견을 심어주고 있다. 시청자들은 '나가수'에 나올 수 있는 가수는 어떠해야 한다는 선입견을 가질 수 있다.
물론 '나가수'에 나올 수 있는 특별한 자격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철저하게 시청자들에 의해 실력이 평가되는 '나가수'에서 그들의 편견은 특별한 자격을 부여하기에 충분하다. 지난 5월 29일 옥주현의 '나가수' 합류가 결정되자 "아이돌 출신은 안된다" "히트곡이 없다" "뮤지컬 배우다"라는 이유로 반대표를 던진 대중의 성향을 볼 때 이를 알 수 있다.
발라드와 가창력이 가수의 전부는 아니다. 댄스와 악기연주 등 음악의 표현 방식은 다양하다. '나가수'에서도 '님과 함께'를 부른 김범수, BMK의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 등 다양한 시도가 전개되고 있지만 시청자들의 광범위한 욕구를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나가수'가 오래도록 시청자들에게 사랑 받기 위해서는 공연의 주체인 출연 가수의 틀을 깨야 한다.
[김범수, 옥주현, 임재범, 박정현, 윤도현, 조관우, 장혜진(위쪽부터). 사진 = MBC 방송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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