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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송창식, 그를 어떤 수식으로 묘사할 수 있을까. 그를 형용하는 수식어는 셀 수 없이 많다. 사람들은 그를 전설이라고도 하고 신화라고도 한다. 그만큼 송창식이라는 존재가 한국 대중음악계에 미친 영향이 컸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전설’과 ‘신화’는 화석화된 아니 박제화된 느낌이 강하기에 그 앞에 수식어 하나가 더 필요하다. 바로 살아있는 전설이자 신화인 것이다.
요즘 대중문화 트렌드중 하나가 복고 열풍이다. 그 중앙에 바로 송창식이 있다. 1970년대 포크가 다시 되살아나고 뮤지컬, 공연 등 다양한 버전으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하지만 송창식을 세시봉이나 포크만으로 규정하기 힘든 스펙트럼과 아우라를 가지고 있다.
그는 여전히 무대 위에서 대중과 소통하며 노래로 음악으로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며 감동을 주고 있다. 그래서 송창식은 화석화된 전설이 아닌 현재진행형의 전설이자 의미와 감동을 주는 신화인 것이다.
‘그(송창식)의 하루 일과는 오후 2시 반에 시작되는데, 아침에 빠뜨리지 않고 하는 게 바로 운동이다. 운동은 방안을 빙빙 도는 그 만의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운동을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15년이 넘도록 해오고 있다. 그가 이렇게 밤낮이 뒤바뀐 생활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바로 음악 때문이었다. 조용한 밤 시간에 집중해서 음악작업을 하기 위해 그는 자신의 일상을 포기해 버린 것이다. 그 뿐 아니라 그는 목을 푸는 연습과 음정연습, 악기연습도 거르지 않는다. 그가 음악을 대하는 연습의 과정은 숭고한 종교의식과도 같다. 지루한 반복의 과정이지만 매일 하루에 3시간 이상을 투자한다. 정확한 박자를 알려주는 메트로놈을 틀어놓고 거기에 맞춰서 기타 치는 연습을 한다. 40년 이상 기타를 친 거장이 현란한 기타연습이 아닌 기본박자 연습을 하는 것이다. 이런 연습의 과정은 공연이 시작되는 마지막 순간까지 계속된다. 이렇듯 그에게 음악은 한번 하고 마는 공부가 아니라, 평생의 공부거리이면서 자신을 단련해가는 수행의 과정이기도 하다.’
3일 방송하는 SBS스페셜 ‘송창식을 왜 불러?’ 제작진이 송창식을 언급한 부분이다. 제작진의 송창식에 대한 언표를 보면서 송창식이 최근에 했던 말이 떠오른다. “내가 연습량이 얼마나 많으냐면,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많다. 세상 모든 가수들 다 갖다 놓고 연습량 비교해도 적지 않다.”
그가 방송에서 그리고 무대에서 부르는 노래는 음정이나 박자, 그리고 연주에 흠잡을 수 없는 완벽함이 오롯이 존재하는 이유가 바로 상상을 초월한 연습과 노력이다. 64세라는 물리적인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빼어난 가창력으로 사람들의 가슴을 울리고 심장을 치는 울림을 주는 노래를 들려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음악과 자신에 대해 엄격하면서 치열한 자세를 오랫동안 견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른 가수들은 은퇴하고 은퇴하지 않았더라도 음정과 박자 등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64세라는 나이에도 송창식은 흔들림 없이 감동적인 노래를 대중에게 선사하는 것이다. 그리고 소박한 통기타 반주에 노래하나 만으로 사람들 마음 속 감성의 현을 건드리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감동을 주는 것이다.
후배가수 박완규는 송창식의 존재의미와 위상을 이렇게 단적으로 드러낸다. “아버지께서는 그냥 들어봐, 연습해봐, 그래서 네가 저 사람처럼 노래할 수 있다면 아버지가 널 가수로 인정하겠다, 하셨던 분이 송창식 선생님이셨어요.”
가수인데도 노래를 못하는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다. 한소절도 제대로 부르지 못하면서도 가수로서 당당하다. 컴퓨터를 비롯한 기계의 힘으로 노래를 한다는 것을 자랑스럽게(?)말하는 황당한 가수도 생겨나고 있다. 그런데 송창식이라는 가수를 롤모델로 삼는다고 한다. 정말 송창식을 롤모델로 삼는다면 그의 치열한 음악에 대한 노력과 자세를 체화시켜야할 것이다. 노래로 대중과 만나는 가수라면 최소한 송창식 그자체의 존재가 주는 의미는 알아야하지 않을까.
[64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노래로 감동을 주는 송창식. 사진=SBS제공]
배국남 대중문화전문 기자 knba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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