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그야말로 독주다.
'돌부처' 삼성 마무리 투수 오승환은 4일 현재 세이브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29경기에 출장해 22세이브를 올렸다. 투구내용 역시 평균자책점 0.84 WHIP(이닝당 출루허용수) 0.77에서 보듯 세이브 숫자에 걸맞은 활약이다.
놀라운 것은 2위와의 격차. 오승환은 20세이브를 넘어선 상태이지만 2위 그룹조차 아직 두 자리수 세이브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이 부문 공동 2위는 정대현(SK)과 송신영(넥센)으로 9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4위는 전열에서 이탈한 임태훈(두산), 공동 5위에는 '전천후' 정우람(SK)을 비롯해 정재훈(두산)과 김광수(LG)가 6세이브로 올라 있다.
꾸준히 세이브를 올리고 있는 오승환과 달리 다른 선수들은 세이브 추가가 쉽지 않은 모습이다. 정대현은 6월 15일 롯데전 이후, 송신영은 5월 5일 KIA전 이후 세이브와 인연이 없다. 정대현은 투구내용도 예년같지 않은데다 팀 성적 부진, 소속팀의 마운드 운용 특성상 세이브 추가가 쉽지 않다. 송신영은 손승락에게 마무리 자리를 내준 상황이다.
2위 그룹만 세이브가 어려운 것이 아니다. 세이브 부문 10걸에 올라 있는 선수 중 정상적으로 마무리 투수로 활동하고 있는 선수는 오승환과 손승락 정도에 불과하다. 때문에 각 팀들도 마무리 투수 부재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제 궤도를 찾고 있는 손승락도 최하위라는 팀 여건상 세이브 숫자가 급격히 올라가기는 힘든 상황. 자연스레 '구원왕' 오승환의 독주가 어디까지 이어지느냐가 관심사다.
현재 오승환과 2위 그룹간의 격차는 13세이브. 세이브만으로 구원왕을 뽑은 2004년 이후 시즌 최종 세이브 숫자에서 이처럼 1위와 2위가 많은 격차가 난 적은 없었다. 2007년 40세이브를 거둔 오승환과 30세이브의 우규민(경찰청·당시 LG)간의 10세이브가 최다 격차였다.
구원승과 세이브 숫자를 합쳐 구원왕을 뽑았던 2004년 이전에도 현재와 같은 차이는 찾기 힘들었다. 역대 1-2위간 가장 많은 격차는 1986시즌에 기록됐다. 이 부문 1위 김용수(당시 MBC)가 35세이브포인트를 올린데 비해 2위 권영호(당시 삼성)는 20세이브포인트에 그쳤다.
프로야구 초창기였던 1984~1987년에는 4시즌 연속 1-2위간 격차가 10개 이상 났기도 했지만 이후에는 이를 찾기 힘들었다. 1987년 이후 처음으로 1-2위간 격차가 10개 이상 났던 경우가 2007년이었다.
현재 상황으로 본다면 2위와의 격차가 10개 이상 난 역대 6번째 '완벽한' 구원왕은 확실히 된다. 상황에 따라서는 역대 최대 격차 구원왕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그리고 이는 오승환의 '위대함'과 함께 다른 구단의 마무리 부재 현실이 그대로 투영된 것이기도 하다.
▲ 구원 부문 1-2위간 격차가 10개 이상 났던 경우
1986년-김용수(36SP)-권영호(20SP) 15개 차이
1984년-윤석환(35SP)-최동원(24SP) 11개 차이
1987년-김용수(33SP)-권영호(22SP) 11개 차이
1985년-권영호(28SP)-김용남(18SP) 10개 차이
2007년-오승환(40S)-우규민(30S) 10개 차이
[사진=삼성 오승환]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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