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마이데일리 = 도쿄 박민 통신원]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처음 맛 본 올스타전 탈락이지만 이치로는 담담했다. 자신을 지지해준 팬들에 대한 감사와 동시에 올 시즌에 대한 열의를 한층 뜨겁게 피력했다.
일본 스포츠닛폰은 5일 전날 펼쳐진 시애틀과 샌디에이고의 경기를 보도했다. 이날 올스타전 멤버가 발표됨과 동시에 이치로의 탈락 소식이 전해졌다. 하지만 변함없이 시애틀의 1번 우익수로 등장한 이치로는 3타수 2안타 2득점으로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도루까지 하나 추가한 이치로는 변함없는 모습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시애틀 팬들은 득점에 성공한 이치로에 박수로 화답했다.
시합 전 시애틀의 클럽하우스는 올스타전에 뽑힌 선수의 축하로 한창 들뜬 분위기였다. 함께 모니터를 시청하며 동료와 기쁨을 나눈 이치로는 이내 조용히 배트를 준비했다. 팀의 들뜬 분위기와 달리 묵묵히 그날 경기 준비에 충실했다.
결국 팀의 승리를 이끈 이치로는 경기 후 팬들에 대한 감사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치로는 “올해 역시 많은 팬이 투표해 주셨다. 그것에 감사의 인사를 하고 싶다. 매년 변하지 않는 여러분의 애정에 감사한다”며 팬들에 짧은 소감을 전했다.
하지만 지금껏 이어온 기록이 깨진 것에 대해선 아쉬움을 드러냈다. 11년 연속 올스타 출전이 무산된 데 대해 이치로는 “생각해보면 10년 동안 이어온 기록이니까…”라 말끝을 흐렸다. 다소 씁쓸함이 묻어나는 발언이었다. 하지만 이내 분위기를 바꿔 그는 “내가 이 사실에 대해 이런 저런 많은 이야길 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라며 끝난 일에 대해선 긴 말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 결과가 이치로의 열정에 다시금 불을 붙인 것은 확실해 보인다. 그는 인터뷰 말미 올 시즌 예측에 대한 질문에 “지금부터 생각해 보겠다. 게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라며 남은 시즌에 대한 열의를 확고히 했다.
올 시즌 타율 0.272를 기록하며 최악의 성적을 거두고 있는 이치로는 최근 서서히 제 컨디션을 찾고 있다. 얼마 전 12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며 컨디션 조율을 한 이치로는 자신이 유독 강한 모습을 보인 여름부터 본격적인 사활을 걸 태세다.
지금까지의 페이스라면 최종적으로 181개의 안타밖에 기록하지 못해 11년 연속 200안타 역시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 더 이상 남은 시간은 길지 않다. 시즌의 반환점을 통과한 이상 남은 기간 동안 자신의 구겨진 자존심을 직접 회복하는 수 밖에 없다.
[이치로. 사진 = gettyimageskorea/멀티비츠]
김주영 junyn@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