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승부수인 송은범 카드도 승리를 이끌지는 못했다.
프로야구 SK 와이번스는 5일 열린 선두 삼성과의 경기에서 연장 11회 접전 끝에 5-6으로 패하며 6연패 수렁에 빠졌다.
이날 SK 선발은 에이스 게리 글로버가 나섰다. 하지만 경기 초반부터 투구수가 많았고 결국 5회까지 115개에 이르렀다.
6회부터 다른 투수가 나오는 것은 확실시 되는 상황. 김성근 감독의 선택은 송은범이었다. 이날 경기 전 상황을 아는 사람이라면 송은범의 등판은 그리 놀라운 것이 아니었다. 경기 전 덕아웃 앞에서 김성근 감독과 송은범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
이후 김 감독은 취재진과의 대화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몸상태도 물어볼 겸 앞으로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5연패에 빠진 김 감독으로서는 송은범의 지난해 활약이 떠올랐을 것이다. 송은범은 지난해 26경기에 구원으로 나서 2승 4홀드 8세이브 평균자책점 0.00 WHIP(이닝당 출루허용수) 0.79로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선보였다. 비상 시국에서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고 선택은 송은범의 불펜 투입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을 모르던 삼성은 허를 찔렸다. 경기 전 류중일 감독은 "전력분석팀으로부터 내일(6일) 선발은 송은범일 것이라고 보고 받았다"고 밝혔다.
송은범은 6회 첫 타자 손주인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이어 김상수도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다. 이후 배영섭에게 좌측 2루타를 맞으며 첫 주자를 내보냈다. 3-2로 한 점 앞선 상황이었기에 연속 안타 한 방이면 동점을 내주는 위기였다. 하지만 박한이를 풀카운트 승부 끝에 2루 땅볼로 요리하며 이닝을 마감했다. 김상수와 박한이 모두 커브로 범타를 유도했다.
이어진 6회말 공격에서 SK가 이호준의 투런 홈런으로 2점을 추가했고 송은범은 한결 홀가분한 기분으로 7회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선두타자 박석민에게 볼넷에 이은 와일드피치로 무사 2루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최형우를 커브로 삼진, 조영훈은 1루수 박정권의 호수비로 잡아냈다. 이어 모상기를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진갑용을 2루수 직선타로 처리한 뒤 8회부터 마운드를 정우람에게 넘겼다.
이날 송은범은 2이닝동안 35개 공을 던졌다.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그이기에 선발투수 때는 구위가 예전같지 않았지만 짧은 이닝을 던지다보니 공에 힘이 있었다.
구위는 좋았지만 사실 투구내용만 본다면 이날 송은범의 투구내용은 좋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마운드까지 불안함을 보이고 있는 SK로서는 성공한 작전이 됐다. 불안하기는 했지만 팀의 리드를 지킨 뒤 마운드를 넘겼다.
하지만 8회 정우람과 수비진의 아쉬운 모습이 연이어 나오며 3실점했고 경기는 5-5가 됐다. 결국 연장 접전 끝에 SK는 연패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했다.
최근 김성근 감독은 팀이 부진하자 4번 타자로 최정을 투입했다. 이 역시 송은범 불펜 투입처럼 그 작전만 본다면 성공했다. 이처럼 승부수가 통했음에도 다른 부분에서 구멍이 보이며 패하는 것이 6연패에 빠져 있는 '3위' SK의 현실이다.
[사진=SK 선수단(첫 번째 사진), 5일 경기 전 송은범(왼쪽)과 김성근 감독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두 번째 사진)]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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