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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선애 기자]SBS ‘기적의 오디션’에 참가한 배우지망생 손덕기 씨가 시선장애를 극복하고 합격해 감동을 선사했다.
손 씨는 8일 오후 방송된 ‘기적의 오디션’ 2차 예선에서 영화 ‘다크 나이트’의 조커(히스레저 분)를 영어 대사로 완벽히 표현, 심사위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훌륭한 연기력을 보인 손 씨에겐 남다른 아픔이 있었다. 그는 “어릴 적 뇌종양을 앓았다. 그 뇌종양 때문에 눈이 돌아가 사시 수술을 고등학교 때까지 3차례 받았다. 지금은 한 물체를 두 눈으로 동시에 바라보는 거 빼곤 별로 이상이 없다. 대신 카메라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상황에서는 한 쪽 눈이 다른 눈을 보는 듯한 그런 게 있다”고 어려움을 전했다.
이에 심사위원들은 손 씨에게 카메라를 똑바로 응시해보라 시켰고, 실제로 카메라 렌즈보다 위로 올라가는 손 씨의 시선을 지적했다.
손 씨는 “카메라 렌즈를 보는 것처럼 보이려면 (렌즈보다) 낮은 곳을 봐야한다”면서 “학생 단편 영화 촬영을 하면서 시험을 많이 해봤고, 집에서도 셀카를 찍으며 어딜 보면 렌즈를 바라보는 눈이 되는지 익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심사위원 이미숙은 “상대는 렌즈가 아니라 사람이다. 상대역의 눈동자가 렌즈로 생각하면 안될 거 같다. 연기는 상대방과 호흡을 주고 받고, 상대를 봐야 하는 거다. 답답하지 않겠냐”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이런 이미숙의 지적에 손 씨는 “상대배우와 연기를 할 때는 빛(조명)이 제게 오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시선이 맞춰진다”고 설명했으나, 이미숙은 다시 “연기할 때는 항상 조명이 있고 상대의 눈을 봐야 한다. (손덕기 씨와 시선을 맞추지 못하면) 상대방에게 일종의 고통을 주는 거다”고 다그쳤다.
손 씨는 이런 이미숙의 뼈 있는 지적에 이후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나만 좋자고 (연기) 하는 게 맞나? 배우를 포기, 못 할 수도 있다는…”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장애를 딛고 연기에 대한 열정을 전한 손 씨는 이날 결국 ‘합격’의 기쁨을 맛 봤다. 곽경택 감독은 “시선의 문제는 극복할 거라 본다”면서 합격을, 이범수는 “연기가 대체적으로 안정감 있고 열정도 많이 전달됐다”며 손 씨를 합격시켰다.
특히 날카로운 지적으로 손 씨를 울게 만든 이미숙은 “나도 궁금하다. 손덕기 씨가 어떻게 이 오디션을 거쳐가고 어떻게 고통을 견뎌나갈지 지켜보고 싶다. 내가 이 길을 잘 선택한 것인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고 손씨의 '꿈을 캐스팅한다'며 합격 버튼을 눌렀다.
[사진=SBS 방송캡처]
강선애 기자 sak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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