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김주영 기자] 최근 승부조작의 근원지로 지목받고 있는 상주 상무가 시간이 갈수록 고립무원으로 몰리고 있다.
군(軍) 팀인 상주의 소속 선수들이 대거 승부조작 비리 혐의에 연루돼 논란을 일으킨 가운데 이번에는 사령탑 이수철 감독마저 승부조작 가담 선수의 가족을 협박해 1000만원을 갈취한 혐의로 지난 11일 구속됐다. 승부조작으로 인해 기소된 53명의 선수 중 현재 상주 소속이거나 상주와 연루된 선수도 무려 19명이나 된다.
프로축구연맹 정몽규 총재는 "한국축구를 위해 상무는 꼭 필요하다"며 "퇴출할 계획은 없다"는 뜻을 나타냈지만 분위기는 이미 최악으로 치닫고 있어 일각에서는 퇴출 여론까지 일고 있는 중이다.
수도권 A구단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아니라도 그동안 상무와의 경기는 부담이 컸던 게 사실이다"며 "상무전은 이겨야 본전, 비기거나 지면 낭패라는 분위기라 팀 입장에서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흥행적인 부분에서도 전혀 도움이 안 되는 것도 사실이다"고 덧붙였다.
대부분의 팀들이 상무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둬 승점 3점을 당연히 얻는 분위기인데 행여라도 발목이 잡히면 감독이나 팀 입장에서는 1패 이상의 타격을 입는다는 것이다.
운영적인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최근 군복무 기간이 점차 짧아지면서 상주는 매년 시즌 중에 선수들이 전역을 한다. 올해도 15명이 9월에 전역을 앞두고 있다.
문제는 이들 선수 중 소속팀이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경우 선수 등록을 통해 경기에 뛸 수 있다는 점이다. 마땅한 복귀 선수가 없는 플레이오프 진출팀 입장에서는 우승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경쟁팀의 전력 급상승을 바라만 봐야 하는 처지다. 상주의 존재 때문에 매년 비정상적인 리그 운영이 돼가고 있는 셈이다.
상주는 최근 서울과의 원정 경기에서 전문 골키퍼 없어 필드 플레이어인 이윤의가 골문에 나서 경기를 치르는 경기 운영에까지 이르렀다. 이같은 분위기와 점차 거세지고 있는 퇴출 여론에 과연 상주의 운명이 어떻게 결정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승부조작 관련 프로축구연맹 긴급 기자회견 모습. 사진 = 마이데일리 DB]
김주영 juny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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