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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백솔미 기자] 국내 가수들의 무대가 세계로 넓혀지고 있다. 일본 중국을 비롯 아시아에서 활동하기에는 이들의 무대가 좁게만 느껴진다. 세계 각국에서 이들을 원하는 팬들이 한두명씩 생기더니 이제는 단체로 시위를 펼치며 '여기에 와서 공연을 펼쳐주세요'라고 외치고 있다. 아시아를 점령하고 유럽까지 퍼진 K-POP 열풍, 과연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과장된 것인지 거품은 없는 것일까.
일단 아시아는 국내 가수들이 접수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에 진출한 국내 가수들은 일본 가수들과 경쟁을 펼치는 것이 아닌 그 안에서도 국내 가수들과 선의의 경쟁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그만큼 아시아에는 이미 많은 가수들이 활동하고 있다. 또한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폴 등 동남아시아에서는 한국 가수들의 영향력이 너무 커 자국 가수들 키우기를 이미 포기했다. 대신 한국 가수들의 공연을 개최하는 콘텐츠 수입과 또 자국의 유망주들을 국내 유명 엔터테인먼트에 연습생으로 수출하는 형태로 진행하고 있다.
아시아를 섭렵한 유럽의 K-POP을 얘기할때 빼놓을 수 없는 단어 플래시몹. 플래시몹은 불특정 다수인이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 모여 주어진 행동을 하고 곧바로 흩어지는 퍼포먼스를 뜻한다. 사회적 현상에 쓰이는 이 용어가 이제는 K-POP열풍을 증명하는 주된 단어로 사용되고 있다.
지난 5월, 내달 SM엔터테인먼트의 프랑스 파리 투어가 진행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현지 팬들은 열광했다. 단 하루 열리는 이 공연은 예매 시작 15분만에 매진되는 기염을 토했다. 이에 현지 팬들은 파리 루브르 박물관 입구 유리피라미드 앞에서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이색적인 시위를 펼쳤다. 다름 아닌 공연 티켓을 살 수 있도록 요구하는 일종의 시위였다. 이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 트위터, 페이스북을 통해 진행된 자발적으로 이뤄진 행동이었다. 결국 SM측은 이들의 뜨거운 반응에 공연을 1회 연장시켰다.
유럽팬을 K-POP으로 물들인 SM의 파리 투어는 국내 가수들에게 좋은 선례로 남았다. 이를 통해 아시아에서 어느 정도 입지를 다진 가수들은 해외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자신들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자신감과 기대감을 갖게 된 것. 실제로 SM의 성공 이후 국내의 유명 엔터테인먼트들도 해외 공연의 계획을 알렸다. 포미닛, 비스트, 지나 등이 소속된 큐브 엔터테인먼트는 오는 11월 영국 런던에서 합동 콘서트를 열 계획이다. 이어 남미 브라질에서의 콘서트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져보면 K-POP열풍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유튜브 바람을 타고 자가발전한 면이 크다. 유럽의 K-POP열기를 한눈에 알 수 있는 플래시몹 역시 누군가의 지시 아래 진행됐다기보다는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사람들이 K-POP을 좋아하는 마음 하나만으로 뭉쳐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유럽에서의 K-POP열풍에 적잖은 거품이 끼여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도 있다.
지난 8일 오후 3시(현지시각) 런던 트라팔가 광장에서는 YG엔터테인먼트 소속 빅뱅, 2NE1의 공연을 요구하는 팬 300명이 모여 대규모 플래시몹을 펼쳤다. 하지만 300명이란 숫자는 당시 공개된 유튜브 장면에 수십명 정도가 모인 것으로 알려져 다소 과장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로 인해 일부팬들은 K-POP띄우기에 너무 혈안이 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늘어놓기도 했다.
분명 K-POP의 자가발전은 향후 세계로 뻗어갈 한류 열풍에 고무적인 부분이지만,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이러한 현상에 소속사 등이 직접적으로 개입해 지나친 확대 해석은 이제 막 발동을 건 K-POP열풍에 좋지 않은 악영향을 초래한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플래시몹 등 일시적인 현상에만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앞을 내다보는 아시아에서 그러했듯이 세계에서 활약할 수 있는 장기적인 전략이 요구된다.
[플래시몹을 선보이는 한류팬들. 사진 = 유튜브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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