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경민 기자]김기덕 감독이 영화 ‘고지전’(감독 장훈, 제작 TPS컴퍼니, 배급 쇼박스㈜미디어플렉스)의 개봉일 변경과 유료시사회 진행을 정면으로 꼬집고 나섰다.
김 감독은 14일 오후 성명서를 통해 “곧 개봉하는 전쟁 영화가 21일 개봉에서 20일로 당기고, 그것도 모자라 이삼일 전부터 약 180개 극장에서 2회씩 변칙 상영한다고 한다”며 오는 20일 개봉을 앞둔 ‘고지전’의 개봉이 변경과 유료시사를 ‘변칙’이라며 비난의 날을 세웠다.
‘고지전’은 당초 21일 개봉예정이었지만 돌연 20일로 개봉일을 변경했고, 경쟁작인 ‘퀵’이 개봉일을 마찬가지로 20일로 당기자, 유료 시사회를 오는 16, 17일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김 감독이 꼬집고 나선 것.
기실 한국 영화계에서 개봉일 변경은 자주 있어왔다. 대다수 영화가 매주 목요일 공개된다면 기대가 높은 블록버스터 작품은 하루 앞당겨 개봉하는 경우가 많았다. 요즘 또 새로 문제가 되는 것은 유료시사회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 업계 의견은 어떤지 들어봤다.
‘유료시사회’ = 사실상의 선개봉, 작은 영화 죽이는 짓
김 감독의 지적처럼 유료 시사회는 기존 상영관을 차지하고 진행하는 것이라 문제의 소지가 있다. 특히 ‘고지전’ 처럼 전국 180개관에 황금타임의 2회 차 상영이라면 그 180개 관에 걸려있던 기존 작품들은 관객 동원에서 타격이 있다.
실제로 올 초 ‘위험한 상견례’가 10만명 규모의 유료시사회를 진행했고, 이 영화는 관객이 몰리는 시간에 마치 개봉작처럼 시사회를 진행했다.
14일 현재 한국 영화 개봉관 2200개 중, 반수가 넘는 1300여 개관이 ‘트랜스포머3’와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들 – 2부’가 차지하고 있다.
남은 관에서 ‘써니’, ‘고양이’, ‘풍산개’ 등의 작품들이 많아도 200여개 선에서 상영되고 있다. 이마저도 속을 들여다 보면 관객이 몰리는 시간이 아닌 오전 혹은 심야 시간대에 상영이 잡혀 있어 관객 동원에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김 감독 또한 “몇 개 남은 극장을 간신히 입소문으로 근근이 버티는 ‘풍산개’를 비롯한 작은 규모의 영화들이 불쌍하지도 않나 보다”라고 유료 시사회로 인한 상영관의 축소를 우려했다.
‘고지전’ 뿐만 아니라 같은 날 개봉하는 ‘퀵’ 또한 16, 17일 유료 시사회를 진행한다.
‘고지전’ 보다는 소규모인 100여개 관 정도에서 진행하지만, 예상 좌석수는 10만 명 내외가 될 전망이다.
하루에 10만명을 동원하면 평일의 경우 흥행 1위에 오르는 현실이라 사실상의 선개봉이라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이런 유료 시사회에 대한 배급사의 입장은 “마케팅의 방법”이라는 입장이다.
한 대형 배급사 관계자는 “마케팅의 입장으로 봐 줬으면 좋겠다. 일반 시사회의 경우 무료로 진행돼, 극장주 입장에서는 손해가 크다. 유료 시사회의 경우 영화를 보기 원하는 많은 관객이 있어 진행하는 것으로 극장주를 배려한 방법”이라고 전했다.
‘유료시사’에 대한 영진위 입장은, “김기덕 감독 지적 맞지만 규제할 수는 없어”
김 감독이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선 유료시사회에 대한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의 입장은 어떨까?
유형진 영진위 정책센터 연구원은 “김기덕 감독의 지적은 맞는 사실”이라고 김 감독에게 공감을 표했다.
하지만 유 연구원은 해당 유료시사에 대한 마땅한 규제를 하지는 못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일부 영화의 경우 피해를 입는 것은 사실이다. 사실상 새 영화가 들어오는 것이기에 기존 영화는 개봉관을 내 줘야하고, 거기에 따른 수익상의 손실은 분명히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유 연구원은 “이번 ‘고지전’과 ‘퀵’의 경우 블록버스터 작품으로 분류해야 하기에 ‘트랜스포머’와 ‘해리포터’의 관객이 줄 수는 있지만 작품성을 보고 찾아가는 다른 영화들이 입을 피해는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진 = 김기덕 감독, 유료시사회를 결정한 고지전-퀵]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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