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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정통 로맨틱 코미디의 부활을 알리며 화려하게 종영했던 KBS 2TV 드라마 '동안미녀'. 이 드라마는 34세 노처녀 소영(장나라 분)의 사연이 주된 이야기로 만들어졌다.
소영의 시선에서, 소영의 입장에서 만들어진 드라마인지라 본의 아니게 억울한 이들도 등장했다. 바로 극중 악역 강윤서가 억울한 사람이다. 윤서 역을 맡아 바쁜 나날을 보낸 후, 드라마 종영과 함께 달콤한 휴식을 보내고 있는 김민서를 만나 드라마와 함께 연기자 김민서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거짓말은 소영이 했는데 윤서를 미워하더라고요
드라마 속에서 윤서는 소영을 끊임없이 괴롭히는 악역이었다.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악역도 아니다. 그저 소영의 거짓말을 밝혀내려고 노력하고, 자신의 사랑을 지키기 위한 한 여자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김민서 역시 할 말이 많아 보였다.
"촬영장에서 우리끼리도 소영이 제일 나쁘다고 했어요. 맨날 거짓말하고 진욱과 승일을 양손에 쥐고 어장관리도 하잖아요. 스태프들도 윤서가 가장 불쌍하다고 했어요. 남자 뺏기고 일 뺏기고, 소영은 사랑도 얻고 명성도 얻었잖아요. 오히려 큰 거짓말은 소영이 더 많이 했는데 윤서를 미워하더라고요. 좀 억울했어요.(웃음)"
'동안미녀'는 전작 '강력반'의 부진한 시청률로 출발부터 불안했다. 장나라의 국내 복귀 작이라는 점에서 이슈가 되긴 했으나, 과연 복귀 성공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정통 로맨틱 코미디의 부활을 알리며 월화극 1위로 화려히 종영했다. 그 안에는 '성균관 스캔들'로 눈도장을 찍은 김민서가 있었다.
"드라마가 끝났는데 시원섭섭해요. 아직은 실감이 많이 나지 않는 것 같아요. 밤에 잠이 안와서 2시간밖에 못 잤어요. 집에 있으면 지금쯤 촬영장에서 야식과 커피를 마시며 촬영해야 할 것 같고 그래요. 다들 보고 싶어요. 처음 '동안미녀' 대본을 받았을 때 정말 하고 싶었어요. 제가 하고 싶은 역할 중 하나가 바로 커리어우먼이었거든요. 당찬 여성을 연기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윤서 캐릭터에 욕심이 났죠."
▲ 공백기 불안감, 당연하지만 그렇다고 연기 안 할 거야?
대중들은 김민서를 2008년 SBS 드라마 '사랑해' 데뷔했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중학교 3학년 시절 가수 민트로 데뷔해 연예계에 입문했다. 얼추 따지면 벌써 연예인 10년차 중고 신인인 것이다. 가수로 활동했고 한동안의 공백기, 불안할 만 했다. 김민서 역시 불안했지만 되돌아온 답은 "그래도 연기를 포기할 수 없어"였다.
"당연히 불안감이 있죠. 불안하기도 했고, 우울할 때도 있었어요. 그럴 때마다 제 자신에게 '그래서, 네가 연기를 안 할 거야?'라는 질문을 던졌어요. 불안해도 할 테니까, 그럴 때마다 안 좋은 생각이 들 때마다, 더 힘을 내자고 생각하고 다짐했어요. 사실 어떤 계기로 인해 연기를 시작한 것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하다보니까 연기에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지금은 연기를 안 하고는 못살 것 같아요.(웃음)"
특별한 이유 없이 연기를 시작한 김민서지만 그 누구보다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있었다. 정말 많은 역할을 다양한 방법으로 소화하고 싶다는 김민서. 그가 하고 싶은 역할부터 멘토로 생각하는 선배 연기자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미니시리즈를 하면 진한 멜로를 하는 여주인공을 해보고 싶고, 주말드라마에서는 어머니들에 행복과 웃음을 주는 들꽃 같은 캐릭터를 해보 싶어요. 또 영화에서는 비밀을 품고 있는 여인이 되고 싶기도 하죠. 존경하는 선배는 전도연 선배님이에요. 영화들을 보면 삶이 녹아 있는 것 같아요. 여자들은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고 가정이 생기면 아내로서, 또 엄마로서의 역할에 많은 비중을 두지만 전도연 선배님은 그렇지 않아 보이거든요. 연기자로서의 자신의 역할을 크게 두면서 프로다운 면모가 보여서 존경스러워요."
인터뷰를 위해 만난 김민서는 '성균관 스캔들' 속 장안 제일의 일패기생 초선도, '동안미녀'에서 소영을 죽도록 괴롭히던 윤서의 모습도 볼 수 없었다.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발랄한, 김민서만 존재했다. "맡았던 캐릭터들을 자연스럽게 떨치고 다음 역을 준비한다"는 그의 말처럼, 김민서는 다음 캐릭터를 위해 백지 상태로 돌아서고 있었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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