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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남안우 기자] 오디션 열풍이 뜨겁다. TV를 켜면 너나 할 것 없이 저마다 장기를 뽐낸다. 이러한 오디션 프로그램은 지상파 3사와 케이블을 포함해 10여개나 된다. ‘슈퍼스타K 3’에 190만 명의 지원자가 몰렸다는 것이 이를 입증해준다.
오디션 무대는 도전과 기회의 장이자 ‘꿈’을 이루기 위한 곳이다. 키 작은 배관공 허각과 중국 연변 총각 백청강의 모습을 통해 대중들은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었다. 긍정의 힘이 이들을 탄생시켰다.
그렇다고 긍정적인 효과만 있는 건 아니다. 가뜩이나 각박한데 너무 경쟁 구도로 몰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저기서 하니까 우리도 한다”는 식의 시청률 만연주의에 빠지기 쉽다. 이렇다 보니 비슷비슷한 포맷의 재탕, 삼탕이 이어진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좋게만 보지 않는 시각도 존재한다. 아이러니하게도 가수들이 그렇다. ‘슈퍼스타K’와 ‘위대한 탄생’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의 주제는 ‘가수’다. 가수가 되기 위해 혹은 기존의 가수들이 살아남기 위해 무대에서 무한 열정을 불태운다.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시청자들은 대리만족과 감동을 느낀다.
하지만 정작 이 오디션 프로그램 밖에 있는 가수들은 조마조마하다. 이들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내놓는 음원들과 밥그릇 싸움을 벌어야 하기 때문. 가수들에게 있어 음원은 대중들에게 공들여 내놓은 상품인데 상품의 가치를 인정받기도 전에 진열장 구석으로 밀리기 일쑤다. 그동안의 음원 차트를 보면 확연해 진다.
‘나가수’의 음원이 공개되는 월요일. 각종 음원 차트 상위권은 ‘나가수’ 노래들이 차지한다. 새롭게 신보를 낸 컴백 가수들의 음원은 후순위로 밀린다. 그만큼 ‘나가수’의 영향력이 크다는 방증이다. 아이돌의 경우 그나마 선전하고 있다지만 ‘나가수’ 음원의 영향을 안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신인 가수들은 더하다.
현재 활동 중인 한 걸그룹 소속사 이사는 “이들 프로그램들이 가수들에게 있어 좋은 면도 가져다줬지만 그렇지 않은 측면도 분명 있다”며 “음원 장사가 그 것”이라고 말했다.
한 음악차트 관계자도 “‘나가수’ 방송 이후 해당 음원이 공개되면 차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다”며 “컴백 가수이거나 신인들의 경우 이같은 음원이 마냥 좋을 수만은 없는 입장일 것”이라고 전했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가수 오디션 무대. 보기는 좋은데 이들과 본의 아니게 또 다른 경쟁을 펼쳐야 하는 가수들의 현실은 편치 않다.
['슈퍼스타K 3'와 '위대한 탄생', '나는 가수다'(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사진 = 엠넷, MBC 제공]
남안우 기자 na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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