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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탈락했다. 하지만 그녀는 패자가 아니라 승자다. 논란과 화제 속에서 지난 5월29일 MBC ‘나는 가수다’에 출연한 옥주현이 24일 방송에서 1, 2차 경연 합산 결과 최하위 7위를 차지해 탈락했다.
하지만 이날 탈락한 옥주현은 ‘나가수’의 패자가 아닌 진정한 승자다. 더 나아가 ‘나가수’출연과 탈락은 옥주현의 가수인생에 큰 전환점을 이룬 의미 있는 사건이었다.
지난 5월29일 ‘나가수’방송에 옥주현이 출연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출연자체에 대한 찬반 논란과 함께 옥주현에 대한 안티의 공격과 악플들이 홍수를 이뤘다.
뛰어난 가창력의 가수들이 최선을 다하는 무대로 감동을 주며 자리를 잡고 있는 ‘나는 가수다’아이돌그룹 핑클 출신 옥주현이 출연하는 것에 대한 논란이 증폭됐다. 논란이 폭발한 것은 아이돌의 부정적인 인식이 옥주현에게 오롯이 전이돼 그녀의 ‘나가수’출연에 대해 비난을 촉발시켰다.
1990년대 중반 아이돌이 등장하고 대중음악의 주류로 떠오르면서 한국 대중음악에 긍정적인 측면도 많았지만 적지 않은 문제점도 있었다. 뛰어난 가창력과 음악성을 보이는 가수들이 가창력에선 약하고 비주얼과 퍼포먼스에 강점을 보인 아이돌에게 밀려나면서 대중음악의 다양성은 사라지고 획일적인 아이돌 음악의 세계가 심화된 것이다. 립싱크로 대변되는 가창력 부족의 아이돌 가수들은 연예기획사의 막강한 마케팅으로 우리 대중음악계를 장악하며 득세했다. 물론 실력 있는 아이돌 가수들도 있었지만 아이돌 가수 하면 가창력에 적지 않은 문제점을 갖고 있으며 아이돌그룹 활동은 연기자가 되기 위한 통과의례로 여긴다는 편견이 깊게 뿌리내렸다.
핑클출신인 옥주현에게 아이돌에 대한 이같은 편견이 덧씌워져 ‘나가수’출연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쏟아진 것이다. 여기에 핑클 멤버로 활동할 때와 그 이후 뮤지컬, 솔로로 활동할 때의 옥주현의 언행과 이에 대한 대중매체의 보도, 그리고 근거 없는 악성루머의 유통 등으로 급증한 안티의 공격까지 가세했다. 여기에 ‘나는 가수다’를 좋아하는 골수팬들 역시 ‘나가수’강점과 정체성 훼손을 들어 옥주현의 출연에 대해 비관적인 시선을 보냈다.
이러한 어려움과 안티의 맹공격 속에서 첫 출연부터 부담감을 안고 있었던 옥주현은 첫경연에서 ‘천일동안’을 불러 1등을 차지했다. 하지만 안티의 맹공격과 악플은 그치지 않았다. 오히려 공격의 강도와 빈도가 더욱 강해졌다. 옥주현은 급기야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방송에서 눈물을 흘렸고 ‘나가수’ 제작진은 옥주현의 근거 없는 소문에 대한 해명과 함께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강경입장을 밝혔다.
힘겨운 상황속에서 옥주현은 첫 번째 경연곡 이승환의 ‘천일동안’에서 , 김건모의 ‘사랑이 떠나가네’, 신성우의 ‘서시’, 조장혁의 ‘러브’, 이효리의 ‘유고걸’, 심수봉의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까지 여러 노래를 눈길끄는 무대로 꾸몄다. 물론 ‘나는 가수다’에 출연한 다른 가수를 압도하는 가창력은 아니지만 튼실한 가창력을 밑바탕으로 가수로서 존재감을 확실하게 심어줬다.
가슴아파하면서도 안티의 공격과 비난에도 자신의 태도에 대한 반성으로 대응하는 성숙한 모습도 보여 안티를 감소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리고 옥주현의 출연으로 ‘나가수’의 정체성과 성격훼손을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음악의 다양성과 완성도 높은 무대의 외연을 확장시켰다는 인식을 심어줬다.
이처럼 옥주현은 ‘나가수’출연을 통해 아이돌그룹의 폐해와 편견으로로 구축된 부정적 인식
의 등가물이 아닌 가창력과 완성도 높은 가수로서의 존재감을 대중에게 인식시켰을 뿐만 아니라 아이돌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개선하는 기제 역할도 했다. 또한 급증하는 안티와 악플을 이겨내며 자신을 좋아하는 팬들을 증가시키며 연예인으로서 한단계 진화하는 성과도 거뒀다. 그리고 옥주현은‘나가수’의 출연가수의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 진정한 계기를 제공하는 역할을 했다.
옥주현 역시 ‘나가수’출연의 의미를 절감하고 있다. “사실 이 무대(나가수)에 합류하면서 현실 불가능이라 생각했던 일이 일어났고 함께 하면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던 시기였다. ‘나는 가수다’를 통해서 자라난 것 같다. 가장 큰 배움의 시간이었고 성장통을 겪을 수 있던 시기였다. 여러 가지 루머들이 있었을 때 루머가 사실인 것처럼 돌아다닐 때 ‘내가 잘못 살았구나’ 그런 것에 대한 후회를 했다. 많은 분들이 더 응원을 해주시고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저를 싫어했건 좋아했건 저의 음악적인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준 것이다. 그것에 대한 감사가 크다. ‘나가수’가 다시 가수 옥주현으로 살아갈 수 있게 작은 불을 켜 준 굉장히 따뜻한 불씨였다”
이 때문에 탈락한 옥주현은 ‘나가수’의 패자가 아닌 진정한 승자인 것이다.
['나는 가수다'를 통해 가수로서 한단계 도약한 옥주현. 사진=MBC제공]
배국남 대중문화전문 기자 knba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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