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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고지전’ 고수, “60도 직벽서 촬영, 거긴 고지가 아냐”(인터뷰)

시간2011-07-25 14:49:03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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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민 기자]배우 고수에게 영화 ‘고지전’(감독 장훈, 제작 TPS컴퍼니, 배급 쇼박스㈜미디어플렉스)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고지전’에서 악어중대 중위 김수혁 역을 맡은 고수에게 이 작품은 처음으로 성격파 연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이등병으로 한국전쟁에 참전, 포화 속에서 중위로 고속 승진한 김수혁은 수도 없이 생사를 오가면서 삶과 죽음에 대한 회의마저 가지게 되는 인물이다. 극단적인 이면성을 가진 김수혁을 연기하기 위해 고수 또한 만만치 않은 연기 변신에 도전해야 했다.

고수는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연기의 중점을 수혁의 ‘내면’이라고 강조했다.

“(수혁의) 내면을 보려고 많이 노력을 했어요. 영화 초반 의정부 전투의 수혁과 애록고지의 수혁은 다른 인물이거든요. 전장을 겪은 수혁의 내면을 저 스스로도 궁금해 했고, 그런 심경 변화를 보여주기 위해 외면을 만들어 갔습니다. 그런 변화를 보여주는게 좋았고, ‘고지전’ 출연 또한 결정했죠”

‘고지전’의 의문으로 불리는 것 중 하나인 이등병 수혁은 안경을 끼고 있는데, 왜 중위가 된 수혁은 안경을 벗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영화팬들은 “중위가 되고 라식수술을 했나?”는 우스개 소리까지 할 정도다. 이에 대해 고수는 영화적 장치라고 강조했다.

“저 스스로도 촬영을 할 때, 안경 유무에 대해 의문점을 가졌어요.(웃음) 영화적 장치죠, 이등병 수혁의 유약함을 보여주기 위해 안경이라는 장치를 쓴 것입니다. 잘 어울리지 않았나요? 영화적 장치라 생각하고 넘어가 주셨으면 좋겠어요”

고수는 ‘고지전’을 통해 배우로 연기에 대한 도전 뿐만 아니라 혹독한 자연환경과의 사투를 체험해야 했다. 경사가 60도에 달하는 야산에서 촬영한 작품이기에 비중이 많은 고수의 고충은 너무나 컸다.

“처음에는 설마 했어요. 그런데 촬영날이 다가와서 세트장 입구를 갔는데, 가파른 경사가 있더라고요. 그게 갈수록 커지는 거에요. 교통호나 벙커 등 스태프들이 대단하다는 생각도 많이 했고요. 어느 날은 감독님이 ‘촬영하자’고 해서 갔는데, 촬영을 할 곳이 없더라고요. 60도 정도의 경사만 있고요. 그래서 ‘어디서 찍습니까?’라고 물어보니 ‘거기’라고 하더라고요. 거의 직벽 수준의 경사에서 촬영을 했습니다”(웃음)

‘고지전’은 수백명의 엑스트라에 수톤의 다이너마이트를 터트리며 촬영을 한 터라 한 명의 실수는 그 피해가 컸다. 배우들 또한 그런 것을 알기에 더 연기에 집중해야 했다.

“단 한 사람이라도 실수하면 그 장면을 다시 찍어야 했어요. 그래서 죽기 살기로 고지를 오르고 구르고 했죠. 육체적 고통도 엄청난데 연기에 대한 정신적 고통이 겹치니 너무 힘들더라고요. 그래도 촬영이 새벽에 시작해서 해지기 전에 끝나서 휴식이 있었어요. 그게 너무 달콤했죠”

고수에게 첫 전쟁영화인 ‘고지전’은 특별한 추억을 남기고 6개월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그런 ‘고지전’의 개봉을 앞둔 그의 심경 또한 남달랐다.

“배우 고수가 주목 받기 보다 영화가 잘 됐으면 좋겠어요. 너무 고생하면서 촬영했거든요. 스태프 누구 하나 고생하지 않은 사람이 없어요. 제가 연기에 대한 칭찬을 듣기보다 ‘영화가 잘나왔다’는 이야기를 듣는게 더 행복합니다. 아! 전쟁영화요? 처음에는 이 정도로 생각은 안했어요. 솔직히 이 작품에 출연한게 제 잘못입니다. 그래도 뿌듯한 고생 있죠? 솔직한 제 마음입니다”(웃음)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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