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경민 기자] 시각과 청각, 그리고 의문만 가득한 사건들…대중이 공포영화를 보면서 느끼는 ‘공포’의 공통분모일 것이다.
‘화이트’와 ‘고양이’에 이러 올해 3번째 공포 영화인 ‘기생령’은 이런 원칙을 충실히 따른 공포영화다.
갑자기 발생한 의문의 살인 사건, 그 속에 생존한 어린 아이 빈(이형석 분) 그리고 빈을 돌보기 위해 살인 사건이 발생한 집으로 들어가 살게 된 서니(한은정 분)-장환(박성민 분), 서니의 동생 유린(효민 분)은 알 수 없는 사건을 겪게 된다.
‘기생령’은 시작부터 끔찍하다 남편을 죽이고 자신 또한 발목을 직접 잘라 자살하는 빈의 모친 가희(황지현 분)의 모습은 왜 이 영화가 19세 관람가 판정이 났는지를 알 수 있게 한다.
국내 공포 영화들이 주된 관객층인 중고교생을 잡기 위해 15세 관람가 판정을 받기 위해 표현 수위를 조절했다면, ‘기생령’은 시종일관 붉은 피가 튀고 살을 잘라내는 끔찍한 장면이 나온다.
또, 영화 전반의 공포 소스인 ‘아이’또한 어떻게 보면 신선할 수도 있다. 국내 이 장르 영화에서 볼 수 없던 조절하지 않은 시각적 공포를 즐길 수 있다.
시각적 효과와 함께 음향 또한 ‘기생령’의 볼거리다. 음악을 최대한 배제한 ‘기생령’은 섬?한 효과음으로 영화를 가득 채웠다.
하지만 제작보고회 당시 고석진 감독이 강조했던 ‘한국적인 공포’는 ‘기생령’에서 찾을 수가 없다. 단순히 ‘무당’과 한국 공포괴담에 내려오던 ‘독 안에 갇힌 아이’라는 설정은 이 영화에서는 공포를 유발하는 코드로 작용하지 못했다. 영화가 너무 짧아 스토리를 전개할 시간 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당초 ‘기생령’은 95분 가량의 러닝타임을 예고했다. 하지만 이날 시사회에서 공개된 ‘기생령’의 러닝타임은 75분. 이 때문일까? 이 영화는 단순 사건을 배열만 하다 끝이 나 버린다.
이 영화는 현실과 괴리된 꿈으로 공포소스를 배열하다 영화 말미 15분 남짓한 시간에 모든 실타래를 풀어버린다. 그런데 이 실타래도 정작 시놉시스를 보면 영화 전체를 알 수 있을 만큼 빈약하다.
시각과 청각 그리고 설정이라는 시점에서 보자면 ‘기생령’은 공포장르의 특성을 충실히 따른 작품이다. 하지만 스토리에 있어서는 그 연결접점도, 출연 인물의 행동에 대한 당위성도 찾기 힘들다.
물론, 공포영화라는 장르의 특성상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는 대작을 기대하는 것은 힘들다. 그래서 여름이라는 계절적 배경과 청소년들의 방학이라는 상황을 이용해서 개봉하는 것이 정석이다. 작품성 보다는 화제성에 치중하는게 국내 영화인들이 이 장르 영화를 보는 실정이다.
하지만 ‘기생령’은 작품에 대한 자신 덕분일까? 19세 관람가로 극장 상영을 결정했다. 하지만 드라마 수준의 75분 남짓한 영화를 보기 위해 9000원이라는 돈을 지갑에서 선뜻 꺼낼 성인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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