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경민 기자]“한국영화 시장, 이대로 미래가 있나? 새 길 열고 싶었다”
‘1번가의 기적’, ‘하모니’, ‘해운대’ 등을 연출한 윤제균 감독(42)이 제작자로 변신 100억대 블록버스터 두 편을 내놓았다.
올해 총 4편이 예정된 100억 블록버스터 중 절반을 차지하는 2편을 만들어낸 JK필름. 투자자의 믿음이 없다면 불가능 했을 거대 프로젝트를 만들어낸 윤제균 감독을 만났다.
‘퀵’이 개봉하고 1주가 지나고, ‘7광구’ 개봉을 한 주 앞둔 시점에 만난 윤제균 감독은 특유의 사람 좋은 웃음을 터트리며 “요즘 사는게 사는게 아니다”라고 복잡한 심경을 털어 놓았다.
흥행 영화 감독이지만 제작자로 쉼 없이 달리고 있는 윤 감독을 서울 강남구 논현동 JK필름에서 만나 봤다.
-‘퀵’이나 ‘7광구’ 모두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스타일이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퀵과 ‘7광구’ 모두 할리우드 영화를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 영화적 기술에 중점을 두고 만들어진 작품으로, 기존 한국 영화가 탄탄한 서사를 뒀다면 두 영화는 그런 점이 아닌 기술에 주안점을 뒀다.
-‘하모니’의 경우 윤제균은 서사에 기반을 둔 흥행감독으로 유명한데 왜 이런 시도를 했나?
가까운 홍콩이나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 영화 시장은 할리우드판이다. 한국 영화만 국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데 생각해 보자. 과연 한국 영화가 해외 판매가 되고 있나? 그건 아니다. 한국 영화 시장은 작아지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한국 영화가 홍콩 느와르 영화처럼 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거창할 수도 있지만 할리우드 눈 높이에 맞는 영화를 제작해야 하는 시점이다. 나도 내가 잘하는 코미디를 가미한 작은 작품을 만들면 감독 생활을 연명할 수 있다. 그런데 그건 발전이 없다.
일단 수치로 증명하자면 ‘7광구’는 현재 46개국에, ‘퀵’은 10개국에 판매가 됐다. ‘7광구’의 경우 개봉도 하지 않은 영화가 수십개국에 선 판매된 최초의 사례라고 알고 있다. 국내 반응 보다 해외 바이어들의 평가가 더 좋다. 특히 제작비 1000만불 수준이라는 얘기를 하면 깜짝 놀란다. 어떤 바이어는 ‘7000만불 수준의 작품’이라는 평가를 할 정도다.
-한국영화의 대안으로 두 영화를 들었는데, 어떤 의미에서 그런가?
내가 생각한 것은 할리우드 작품과 경쟁할 수 있는 작품. 비용대비 효과를 낼 수 있는 퀄리티를 가진 높은 기술을 가진 영화를 가지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싸우는 것이다. 올해만 해도 ‘트랜스포머’에 ‘해리포터’, ‘캐리비안의 해적’에 한국 영화는 고사상태다. ‘써니’ 하나만이 살아남았다. 내년에도 수 많은 할리우드 작품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한국 영화가 더 이상 자본적인 이유에서 발전이 없다면 정체될 뿐이다. 새로운 기점이 필요하다.
-할리우드와 비교를 하는데, 두 영화가 북미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으리라 보나?
그건 아니다. 하지만 아시아 시장은 충분히 잡을 수 있다. ‘7광구’를 예로 들지만 이 영화는 아시아 최초의 3D IMAX 영화다. 3D작품? 아시아에서는 ‘옥보단3D’하나만 개봉됐다. 정통 3D 영화는 유럽에도 없다. 아직 ‘할리우드를 정복한다’ 라는 말은 이르다. 하지만 두 영화가 할리우드 정복의 시점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한다.
-한국영화의 할리우드화, 누구나 생각은 할 수 있지만 아무도 하지 못했다.
그렇다. 한국 영화계가 나가야 할 길은 보이지만 현실은 어렵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는 윤제균이라는 사람이 투자자에게 신뢰가 있으니 추진 가능한 일이었다. 돈만 벌고자 했다면 하지도 않았다. 어렵고 욕을 먹더라도 상업영화 감독으로 아무도 하지 못했던 길을 가고 싶었다.
-도전은 언제까지 할 것인가?
여기서 가정이 필요한데, 투자를 못 받으면 못한다. 하지만 (투자가) 잘 된다면 계속하고 싶다. 관객의 힘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우리나라 영화 기술의 발전된 모습을 관객에게 계속 보여주고 싶다. 우리나라 영화도 이만큼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자부심을 갖고 싶다.
윤 감독은 인터뷰 말미에 ‘퀵’과 ‘7광구’에 대해 ‘해운대’ 보다 2배 이상의 노력이 들어간 무모한 도전이라고 표현했다. 한국에서는 그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본격 스피드 액션과 3D IMAX영화. 윤 감독의 새로운 도전은 한국 영화사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퀵’과 ‘7광구’ 두 편의 작품이 한국 시장은 물론, 해외 영화계에 어떤 돌풍을 몰고 올지 기대해 보자.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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