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8월 3일 SK-LG전. LG로서는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 경기다. LG는 9회 초까지 4-3으로 앞섰지만, 9회말 1사 1루에서 송신영이 이호준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으며 패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날 패배로 4월 26일 이후 처음 5위로 떨어졌다.
4일 인천 문학구장에서는 경기를 앞두고 전날 송신영과 이호준의 대결 상황이 화제였다. 이호준은 송신영과 풀카운트까지 가는 상황 속에 가운데로 몰린 직구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끝내기 홈런을 때렸다.
당시 포수였던 조인성은 몸쪽 공을 요구했지만 가운데로 몰리며 홈런으로 연결됐다. 하지만 LG에게는 실투라는 것보다는 이날 홈런 포함 2안타를 때리고 있던 이호준에게 '어렵게 승부를 하는 것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들 법 했다.
이호준은 이전 타석까지 홈런이 아닌 안타도 펜스 중단을 곧바로 맞히는 장타로 기록하는 등 쾌조의 타격감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더욱이 다음타자 최동수는 3타수 무안타에 발까지 느린 선수. 그 다음 역시 하위타순으로 연결됐다.
이를 바라본 박종훈 감독의 시각은 어땠을까. 일단 당시 볼배합이 벤치 지시가 아니었느냐는 물음에는 "조인성에게 맡겼다"고 밝혔다. 이날처럼 긴박한 상황에서는 벤치에서 볼배합에 관여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더욱이 이날은 경기 결과 뿐만 아니라 시즌 전체를 보더라도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었다.
그럼에도 조인성에게 전적으로 볼배합을 맡긴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박 감독은 "볼배합과 관련해 '그동안의 안좋았던 인식을 불식시키도록 노력하라'는 의미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조)인성이가 볼배합과 관련해 김정민 배터리 코치와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며 "실제로도 많이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또 박 감독은 "지금의 경험들이 나중에 팀 전체에 노하우를 심어줄 수 있다는 것도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현재의 1승도 너무나 소중하지만 접전 경기를 통해 조인성은 물론이고 팀 전체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마지막 결정구로 직구를 선택한 부분에 대해서도 복기했다. 박 감독은 "주변에서 말하는 변화구를 통한 어려운 승부도 하나의 정답이다. 하지만 인성이가 택한 선택도 정답이 될 수 있었다"며 조인성의 선택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송신영과 조인성은 연이은 변화구를 이호준에게 던졌지만 결정구로 몸쪽 직구를 던지다가 홈런을 맞았다.
그러면서도 "앞의 답(유인구성 변화구를 통해 어렵게 가는 승부)이 정공법에 가까운 정답이었던 것 같다"고개를 끄덕이며 아쉬움을 감추지는 못했다.
[사진=3일 경기에서 끝내기 홈런을 맞은 송신영(왼쪽)과 조인성]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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