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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남안우 기자] ‘풋쳐 핸접’(put your hands up). 손을 머리 위로 들어 올려 어깨춤을 들썩이게 만들던 무대 위 힙합퍼들의 활약이 요즘 시들하다. ‘신 한류’ 주역인 아이돌에 자리를 내준 탓도 있지만 과거 잘나가던 때에 비해 시장이 협소해진 측면도 있다.
힙합 장르는 2000년대 초중반까지 아이돌과 함께 가요계에 중요한 한 축이었다. 타이거 JK를 비롯해 리쌍, 다이나믹 듀오 등의 무브먼트와 DJ DOC의 부다사운드, 여기에 실력 있는 힙합퍼들이 자리한 마스터플랜 등 3대 힙합 레이블을 자랑하며 무대 위를 휘젓고 다녔다.
뒤를 이어 슈프림팀과 언터쳐블 등 신예 힙합 가수들이 가세하면서 힙합의 중흥을 이끌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들의 활동이 다소 위축되고 있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힙합은 80~90년대 가요계에서는 변방의 장르였다. 지나치게 사회 비판적 요소를 담고 있다고 해서 방송 무대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고, 가사와 의상 등이 거칠다고 해서 비주류로 평가 절하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힙합 가수들은 끊임없이 주류로 편입되려 노력했고 결국 가요계에 없어서는 안 될 장르로 발전했다. 힙합을 주류로 받아들이고 대세가 됐던 시절, 가요계에 다양성을 가져왔다고 인정도 받았다.
그런 힙합의 열기가 주춤세다. 힙합의 근원지인 서울 홍대 클럽가 공연도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장기하와 얼굴들, 십센치 등 인디 밴드들이 급부상하고 록이 부활하면서 힙합 장르는 점차 뒤로 물러났다.
가요계는 다양성을 담보해야 보다 발전할 수 있다. 아이돌로 인한 ‘신 한류’ 열풍이 아시아를 넘어 유럽을 강타하고 있고, 발라드와 록 등 최근 가요계는 모처럼 다양화된 장르가 골고루 사랑받고 있다.
가요계 붐업에 일익을 담당했던 힙합 장르가 없다는 것이 아쉬운 이유다. 힙합이 다시 살아나기 위해서는 슈프림팀, 언터쳐블과 같은 새로운 힙합 가수들의 등장이 필요하다. 타이거 JK, 리쌍, 다이나믹 듀오 등 기존 가수들의 활약도 동반돼야 가능하다.
반가운 것은 얼마전 컴백한 데프콘이 앞서 길을 닦고 있고, 뒤이은 리쌍의 컴백과 힙합듀오 다이나믹 듀오가 7일 현역 군 제대했다는 사실. 힙합 중흥을 이끌었던 이들 가수들의 귀환이 힙합 장르를 다시금 ‘풋쳐 핸접’ 할 수 있게 만들 수 있을 지 기대해본다.
[인기 힙합그룹 다이나믹 듀오(왼쪽)와 리쌍.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남안우 기자 na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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