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SK의 4연승 속에는 허웅이 있다.
프로야구 SK 와이번스는 6일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3-0으로 승리했다. 어느덧 4연승이다. 이날 승리로 3위 SK는 2위 KIA를 승률 1리차까지 추격했다.
사실 SK의 연승은 많은 이들이 예상하기 힘들었다. 최근 팀 자체가 주춤하기도 했으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주전 포수 정상호까지 부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정상호는 3일 LG전 경기 도중 손가락 부상을 입고 4일부터 결장하고 있다.
SK로서는 최악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SK는 3일 LG전부터 4연승을 이어오고 있다.
▲ 허웅과 함께 한 SK의 연승, 우연이 아니다
공교롭게도 허웅 역시 SK의 연승과 함께 했다. 허웅은 3일 LG전부터 연이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 출발은 교체 출장이었다. 정상호의 부상으로 인해 8회부터 나섰다. 당시 SK는 LG에 3-4로 끌려가고 있었다. SK는 허웅 출장 뒤 9회 이호준의 끝내기 홈런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다음날 정상호의 손가락 부상이 밝혀졌고 SK는 그야말로 초비상이 걸렸다. 최경철까지 1군 엔트리 등록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사실상 대안은 '2군 포수' 허웅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허웅이 선발로 나선다고 했을 때 기대보다 불안함이 앞섰지만 이는 곧 희망으로 바뀌었다. 비록 자신은 돋보이지 않았지만 호흡을 맞추는 투수들은 연이어 빛났다.
볼배합 싸인은 벤치에서 나오는 것이라 하더라도 이를 적용하고 투수에게 안정감을 심어준 것은 포수였다.
4일 경기에 선발 등판한 브라이언 고든은 5회까지 퍼펙트를, 5~6일 선발 이영욱과 엄정욱은 5⅓이닝 1실점, 6이닝 무실점으로 연이은 호투를 펼쳤다.
허웅이 주전 마스크를 쓴 이후 SK 마운드의 평균자책점은 단 1.00이다. 물론 이 모든 것이 허웅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야구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포수라는 점을 감안할 때 어느 정도 답은 나온다.
허웅은 지난 7월 30일 대전 한화전에서 프로 입단 10년만에 1군 경기에 출장하며 큰 화제가 됐다. 그동안 방출과 일본 독립리그 진출, 호프집 운영까지 우여곡절이 있었다.
하지만 지난 3경기에서 허웅을 알린 것은 그의 특이한 경력이 아닌 투수들과 호흡을 맞추며 팀을 승리로 이끈 실력이었다. 여기에 기대하지 않은 타격에서도 윤석민에게 안타를 뽑아내는 등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일 경기 승리투수 이영욱은 그에 대해 "2군에서 호흡을 많이 맞춰 편안했다"고 말했다. 3일 등판에서 7년만의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한 엄정욱 역시 "2군에서부터 호흡이 잘 맞아서 편하게 했다"고 밝혔다.
그의 등장과 함께 SK가 연승을 달리는 것이 우연이 아닌 이유다.
[SK 허웅.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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