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유정 인턴기자] KIA 마운드에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묵묵히 자신의 공을 던지는 투수가 있다. '스윙맨'김희걸이다. 김희걸은 지난 4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3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는 이날의 승리로 2007년 7월 12일 광주 삼성전 이후 1484일 만에 감격의 선발승을 거뒀다.
지난 6일 문학 SK전이 열리기 전 덕아웃에서 만난 김희걸은 "몇 년 만에 거둔 선발승이라고 해서 딱히 기분이 좋은 것도 그렇다고 안 좋 것도 아니다"며 아리송한 말을 건넸다. 이유는 경기를 너무 초조하게 풀어간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는 것.
그는 "나는 중요한 순간에 타자를 잡아내는 결정구가 없어 힘든 것 같다. (윤)석민이 처럼 확실한 결정구를 가지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내며, "석민이의 체인지업은 좌타자 몸 쪽으로 깊숙이 파고들어 타자들이 쉽게 공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김희걸은 "(시즌)초반에 안 좋은 모습들을 많이 보여서 마음을 다잡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려고 한다"며 "하체 밸런스를 잡고 코치님과 상의해 팔 스윙을 짧게 하려고 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내 성적이 좋아야 팀 성적도 좋아 질 텐데 내가 선발로 경기를 나가 승을 챙기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불펜의 필승 조들이 투입되기 전에 마운드에 올라 최대한 이닝을 끌어 줘 그들이 무리하지 않도록 해주고 싶다. 그리고 선발 로테이션에서 메워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최선을 다해던지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선발 땜빵, 패전처리 담당이라는 말은 듣는 건 속상하지 않다. 팀에서는 그런 일을 하는 사람도 필요하다"며 "앞으로도 내 개인적인기록을 챙기겠다는 욕심보다 팀이 나를 필요로 하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팀을 생각하는 의젓한 모습을 보였다.
언제든 팀이 원한다면 마운드에 올라갈 준비가 된 그의 열정을 단순히 승과 패라는 이분법적 사고로 평가 할 수 있겠는가. 김희걸은 누가 뭐래도 KIA의 ‘유일무이(唯一無二)’의 존재이다.
[KIA 김희걸.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김유정 kyj765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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