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문학 고동현 기자] 5년만에 김성근 감독이 없는 인천 문학구장. 아이러니하게도 이날 문학구장은 '김성근'이란 이름으로 가득 찼다.
프로야구 SK 와이번스는 18일 오후 "김성근 감독을 퇴진시키기로 하고 이만수 2군 감독을 감독대행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오후 1시께 민경삼 단장으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은 김 감독은 이후 선수단과 마지막 미팅을 가진 후 송도 집으로 돌아갔다.
2007년 이후 김성근 감독 없는 문학구장은 상상할 수도 없었다. 그는 경기가 있는 날은 물론이고 없는 날에도 어김없이 경기장에 들러 선수들의 기량 발전에 힘썼다. SK 선수단의 1년 중 연습일은 364일이란 말이 있다. 그리고 364일 모두 김성근 감독은 선수들과 함께 했다.
하지만 18일 삼성과의 경기에 김성근 감독은 없었다. 대신 수장이 된 이만수 감독대행이 감독석에 앉았다. 하지만 이날 문학구장은 어느 때보다 김성근 감독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었다.
외야 관중석에서는 8개 가량의 플래카드를 팬들이 경기내내 들고 있었다. '김성근 감독님 사랑합니다', '감독님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라는 김 감독에 대한 애정이 담긴 내용부터 '감독님을 내몰아? 우린 프런트를 자른다', '감독님께 무릎 꿇고 백번 빌어라' 등 김성근 감독을 경질한 프런트를 질타하는 내용까지 다양했다.
경기 중에는 관중석에서 "김성근"을 연호하는 팬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또한 경기 중 수시로 이물질이 투척되는 등 김성근 감독의 경질에 항의하는 팬들의 대응이 이어졌다. 1루측 외야 관중석에서는 4회 삼성 채태인의 홈런의 터지자 삼성팬보다 더 큰 환호를 보내는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김성근이 떠나고 이만수가 들어왔다. 하지만 김성근이란 이름만으로 가득찬 18일, 문학구장이었다.
[김성근 감독 경질에 항의하는 팬들의 모습. 사진=문학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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