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신세경(21)의 2011년 현 시점까지의 배우 인생을 둘로 가른 것은 아무래도 MBC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이하 지붕킥,2009)'이다.
신세경은 이 작품에서 순한 듯 그러나 묘한 식모를 연기했다. 극중 최다니엘을 향한 순애보는 은근하고 신비로웠다. 그 분위기를 타고 신세경은 그 이전 다소 모호했던 배우로서의 정체성을 정리했다. 신세경 하면 떠오르는 아우라,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비로소 가지게 된 것이다.
'지붕킥' 이후 신세경의 행보는 당연히 모두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같은 작품의 황정음, 최다니엘, 유인나, 이광수가 '지붕킥' 후광에 힘 입어 지난 한 해 부지런히 활동한 것과 다르게 신세경의 2010년은 꽤 잠잠했다. 물론 그 스스로는 겨우 몇 달의 휴지기만 있었을 뿐이다. 신세경은 이미 지난 해 여름 무렵부터 영화 '푸른 소금'에 투입됐다. 다만 촬영이 8개월이나 진행되고 개봉이 올 9월에야 확정되면서 대중 앞에 나서는 시간이 길어졌다. 물론 그 기간에 아이돌 가수와의 열애와 결별이라는 뜻하지 않은 일로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기도 했지만.
19일 한 낮, 영화 '푸른소금' 홍보 차 이뤄진 인터뷰를 통해 신세경과 서울 광화문 한 카페에서 만났다. 지난 해 3월 '지붕킥' 종방연 때 이후 만난 것이니 시간이 제법 흘렀다. 당시에도 그는 살인적인 시트콤 촬영 스케줄 속에서 흐트러짐 없이 꼿꼿했고, 이날 역시 여러 날 진행된 인터뷰에도 피곤한 기색이 없었다. 첫 주연작으로 송강호라는 대 선배와 만나 작품을 만들어냈으니 부담감과 압박감은 심했을 법 하지만 표정에는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
'지붕킥' 출연 전후로 달라진 변화에 대해 그녀는 "아무래도 (지붕킥 이후) 외부적인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되게 엄청난 것인데 어떻게 생각하면 또 아무 것도 아닐 수도 있다. 한 순간에 없어질 수도 있는 것이라고도 생각했다. 긍정적인 부분이 훨씬 많아졌지만 언제든 그런 것들은 내리막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라고 말했다.그동안 활동이 잠잠했던 부분에 대해서도 "항상 노출이 되고 늘 좋은 결과만을 기대하기는 어렵기에 더 나은 도약을 위해 웅크리는 시기도 있을 수밖에 없다고 본다.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라는 애어른 같은 답을 내놓았다.
"영화 촬영 중 힘들었던 점은 없었나"라는 질문에 "정확히 어떤 한 가지 사건이나 하나의 계기로 인해 또는 한 큐에 변한 것은 아니지만 8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촬영하면서 스스로 고민을 안고 (송강호) 선배님을 지켜봤다. 또 부족했던 소통들을 해나가면서 알게 모르게 변화돼갔다. 현장에 있었던 시간들이 차차 문제점을 해소해준 것 같다. 그런 것들은 하루 이틀 만에 되는 것은 아니었고 고민했던 그 긴 시간들과 선배님, 감독님의 도움이 있었기에 해결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마치 얼음이 녹는 것처럼 천천히 그 문제들이 해결이 됐다고 나직히 고백했다.
모두가 궁금했던 대목인 23살 나이차가 나는 송강호와의 멜로 호흡에 대해서는 "두헌(송강호 분)과 세빈(신세경 분)의 관계를 멜로라고 단정짓기 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무수한 관계, 그 가운데 하나일 뿐이었다. 특별하다면 서로의 외로움을 보듬어줄 수 있는 그런 관계. 또 서로에게 큰 위로가 되는 애처로운 두 영혼의 만남이랄까"라고 설명했다.이날 신세경은 담담해보이는 스스로의 성격에 대해 "물론 나도 스트레스도 받는다. 하지만 해소가 금방되는 것 같다. 사실 나도 날 잘 모르겠다. 되게 강한 것 같은데 약하고, 약한 것 같은데 독하고 그런게 있다. 그렇지만 확실히 정신력은 있긴 있다"라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인터뷰 내내 나긋나긋하던 그의 목소리 톤이 가장 높아진 순간도 있엇다. 바로 처음 '푸른 소금'을 만났던 순간, 그리고 이별을 고하던 순간을 떠올렸을 때가 그러했다.
"'푸른 소금'은 정말 되게 많이 열망했던 시나리오였다. 열망했던 캐릭터였고. 캐스팅 소식을 듣고 굉장히 기뻤다. 기대가 컸고 설레였다. 그러나 마냥 그런 맘과는 달리 내가 스스로 해낼 수 없어서 부딪히는 문제점들이 초반에는 분명 있었다. '푸른소금'에서의 호된 경험 이후에는 사실 웬만한 것은 다 할 수 있을 것 같을 정도였지. 그런데 작품이 끝날 때 선배님과 헤어지기가 너무 싫었다. 헤어짐이 두렵기까지 했으니. '푸른 소금' 이후 또 다른 작품도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강호선배님은 만나면 마음이 편안하고 즐겁다.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영화 '푸른소금'에 대한 새로운 기대감이 생겼다. 단단한 듯 여린 아직 어린 한 여배우의 성장통이 느껴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개봉은 9월.
[신세경. 사진=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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