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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민 기자] 송강호는 자타가 공인하는 충무로 최고의 연기파 배우다.
‘넘버3’의 조연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그는 이후 ‘공동경비구역JSA’, ‘살인의 추억’, ‘괴물’, ‘밀양’, ‘박쥐’, ‘의형제’ 등 장르와 역할을 불문하고 본인의 색깔을 확실히 보여주면서 한국의 대표적인 배우로 활동 중이다.
그런 송강호의 신작 ‘푸른소금’은 송강호를 배제하고는 성립할 수 없는 작품이었다. 극중 전직 조폭두목이지만 조직생활을 청산하고 요리사가 되기 위해 부산으로 내려와 평범하게 살고 있는 두헌 역을 맡았다.
개봉 초반 ‘킬러’ 냄새가 나는 세빈(신세경 분) 등이 등장 하면서 액션 장르물을 연상케 했지만 23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뚜껑을 연 ‘푸른소금’은 남녀의 사랑이야기를 담은 잔잔한 한편의 멜로 영화였다.
‘푸른소금’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송강호와 신세경의 연기다. 비주얼리스트의 대명사 이현승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지만, 영화는 영상미를 즐기기 위한 것이 아닌 ‘재미’를 추구하는게 본질이다. 스토리와 함께 이를 연기하는 배우의 조화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멜로에서 중요한 것은 남녀 주인공의 매력, 하지만 ‘푸른소금’은 사연이 있는데다 나이차가 있는 두 남녀가 만나서 왜 서로에게 끌리게 됐는지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이 같은 조합에서 연기파 송강호와 연기력에 대해서는 인정을 받지 못한 스타 신세경이 얼마나 어울릴지가 ‘푸른소금’의 성패를 좌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의형제’에서 20대 후반의 배우 강동원과 호흡을 맞춘 송강호는 다소 튈 수도 있는 조합을 특유의 느긋한 연기로 훌륭하게 맞췄다.
특히 극중 타이틀롤 격인 신세경은 대사처리와 감정표현의 미숙함을 드러냈다. 아픈 과거를 가진 세빈의 모습을 만들어 내야 하는 신세경은 비주얼에서는 훌륭했지만, 스크린 경험이 많지 않아서 일까? 정적인 영화 분위기와는 차이가 있는 대사처리가 아쉬울 뿐이었다.
하지만 신세경의 부족함은 송강호에서 만회된다. 시트콤으로 갈 법한 이현승 감독의 잔잔한 감성 멜로물의 끈을 놓치지 않으려고 송강호는 부던히도 노력했다는 인상을 짙게 받는다.
설명되지 않는 두헌의 세빈에 대한 끌림 또한 ‘송강호의 연기’로 설득력이 생길 정도다. 부조화가 생길 법한 ‘푸른소금’의 캐스팅은 송강호가 등장하는 순간 해결이 된다. 스크린에서 지독한 존재감을 보여준 것.
이현승 감독은 ‘푸른소금’에 대해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잔잔한 사랑이야기”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푸른소금’의 플롯은 명확하고 결말 또한 예상될 정도다.
이런 ‘푸른소금’을 송강호는 특유의 존재감으로 한국에서는 볼 수 없던 한편의 명품 멜로 드라마로 만들었다.
단, 장르노와 나탈리 포트먼이 주연했던 ‘레옹’을 생각하고 ‘푸른소금’을 본다면 그것은 오산일 것이다. ‘푸른소금’은 액션드라마라고 표방했지만, 드라마에 더 가까운 작품이다. 개봉은 9월 초.
[사진 = CJ E&M영화부문]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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