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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민 기자] 영화사와 배급사들은 이제는 포털 사이트 영화 평점뿐만 아니라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등으로 대표되는 SNS에도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전망이다.
올 여름 최고 기대작으로 손꼽히던 영화 ‘7광구’(감독 김지훈)는 스마트폰 시대가 낳은 새로운 미디어인 SNS에 의해 무참히 침몰한 첫 사례라고 봐도 무방할 전망이다.
‘7광구’가 언론에 공개된 이후 SNS 및 포털사이트 블로그 등에서는 작품에 대한 비평이 발빠르게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언론과 배급사를 상대로 개최한 시사회에 어떻게 들어왔을지 모르는 한 블로거는 영화가 끝나기도 전에 ‘7광구’에 대해 “최악의 영화, 돈이 아까울 정도”라고 혹평을 쏟아냈다.
이 블로거는 트위터로도 자신의 글을 올려 발 빠르게 다른 트위터리안들의 의해 리트윗(RT)됐다.
너무나 발빠른 혹평을 본 제작사 및 배급사 관계자들은 “어떻게 영화가 끝나기도 전에 비평을 쓸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푸념을 늘어 놓을 정도였다.
하지만 과거 입소문과 궤를 달리한 작품 또한 많았기에 개봉 전 ‘7광구’를 둘러싼 전망은 지금처럼 나쁘지는 않았다. 적어도 300만 관객 이상은 동원하지 않겠냐는 예측이 많았다.
실제로 포털 사이트 영화 평점 등에서 최악을 기록했던 심형래 감독의 ‘라스트 갓파더’의 경우 네티즌의 의견과는 반대로 300만 관객을 수월하게 돌파했다.
또, 앞서 개봉한 ‘트랜스포머3’의 경우 “재미 없다”, “최악의 시리즈”라는 평이 분분했음에도 불구하고 700만 관객을 돌파한 사례도 있다.
그렇지만 이런 위안은 ‘7광구’에게는 해당되지 않았다. 극장가에는 벌써 ‘퀵’, ’고지전’ 등 수 많은 영화가 걸려있던 8월 초 극장가였기에 관객들은 한 개 영화를 선택해야 했고, 그 기준이 SNS로 작용한 것이다.
이미 1주차에 영화를 본 많은 관객들은 SNS를 통해 영화평을 올리기 시작했고, 과거 같으면 느리게 퍼지던 입소문이 실시간으로 퍼지면서 하락폭 또한 그만큼 컸던 것이다.
결국 ‘7광구’는 첫 주 흥행에 성공한 이후 하락세를 거듭하면서 24일까지 223만관객(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을 동원하는데 그치고 있다.
‘7광구’는 하지원, 오지호, 안성기 등 스타들을 대거 동원한데다 국내 최초 3D IMAX로 제작된 작품이다. 영화계에서는 이처럼 충분한 화제성을 갖추 있는 영화는 어느 정도 관객 동원이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있다.
하지만 ‘7광구’는 지인을 통해, 혹은 직접 컴퓨터를 켜서 찾아봐야 하는 포털사이트 영화평점 보다 더 빠른 속도로 전파되는 SNS의 직격탄을 맞은 첫 작품이 됐다.
반대로 SNS에서 좋은 평을 받은 ‘최종병기 활’(감독 김한민)은 개봉 14일만에 350만 관객을 돌파하며 순항 중이다.
이에 대해 한 영화홍보사 관계자는 "영화 홍보를 하면서 SNS가 중요한 수단이 된 것을 모두 알고 있다. 향후 SNS 마케팅에 대한 부분도 대비를 해야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 영화관객들에게 SNS는 영화를 선택하는 주요 지표가 됐음을 증명해 보였다.
[사진 = '7광구' '최종병기 활']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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