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유정 인턴기자] 두산 베어스 김선우는 지난 23일 문학 SK전에서 올 시즌 10번째 승전보를 울리며, 3년 연속 10승 투수의 수위를 걷게 됐다. 이는 OB를 포함 두산 토종투수로는 16년만의 기록이다.
24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SK전을 앞두고 덕아웃에서 만난 그는 누구보다 편안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향해 앉아 있었다.
김선우는 "8승 이후에 경기가 계속 안 풀렸을 때는 죽을 맛이더니 10승을 올리고 나니 마음이 편하다"며 "역시 선발 투수는 전날 경기를 승으로 마감 짓고 다음날 경기장에 나왔을 때가 가장 마음이 편하다. 불 지른 경기 후에는 2~3일 정도 고개를 못 들고 다닌다"고 웃어 보였다.
이어 그는 올 시즌 3년 연속으로 10승 고지를 밟은 것에 대해 "모두 (양)의지가 잘해준 덕분이다. 의지가 타자들에 대해 연구를 많이 해오기 때문에 나는 던지라는 곳에만 던지면 된다"고 후배에게 영광을 돌렸다.
김선우는 "시합 전 내 컨디션 보다 (양)의지의 컨디션을 먼저 챙기기 때문에 경기 전에 '의지야 몸은 괜찮냐?'라고 묻는다"면서 "근데 저 녀석은 매일 아프다고만 한다"고 짝꿍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후 덕아웃으로 들어오는 양의지에게 김선우가 승리의 영광을 돌린 것에 대해 전하자 "(김)선우 형이 잘 해서 그런 것이지 나는 한 것이 없다"며 "(김선우가)10승을 거둔 것에 대해서는 나도 상당히 기쁘다"고 말했다.
팀의 안방마님으로서의 역할에 대해 묻자 그는 "투수들이 마운드에서 좋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 땐 투수 본인들도 알고 있기 때문에 굳이 마운드에 올라가서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하지 않는다"며 "투수도 사람인지라 기분에 따라 경기 흐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저 '잘하고 있으니까 좀 만 더 힘내자', '공 좋다'라는 식의 격려 말을 건넬 뿐"이라고 듬직한 모습을 보였다.
양의지와 김선우는 10살의 나이차가 난다. 선후배가 엄격한 야구계에서 김선우는 양의지에게 하늘같은 선배인 것이다. 하지만 그라운드 위에서 서로를 위하는 이들에게 나이차는 그저 숫자에 불과하다. 투수의 컨디션과 상대 타선을 고려해 영리한 볼 배합을 하는 양의지와 포수에 대한 무한 신뢰감을 바탕으로 자신의 볼을 던지는 김선우 배터리의 앞으로가 기대된다.
[두산 김선우 양의지. 사진 = 마이데일리 DB]
김유정 kyj765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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