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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지훈 기자] 불모지나 다름없는 한국육상의 자존심을 지켜온 전통의 강세 종목은 단연 마라톤이었다.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의 영웅 황영조를 비롯해 이제껏 단 한 차례의 메달도 따 보지 못한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올린 최고의 성적 역시 1993년 남자 마라톤에서 김재룡의 4위다.
이 때문에 오는 27일 막을 올리는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도 메달을 기대해 볼 수 있는 후보군이 바로 마라톤이다. 하지만 악재가 닥쳤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빛나는 간판 지영준이 허벅지와 골반 부상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못하는 것.
지영준의 공백을 메울 기대주로 첫 손에 꼽히는 이가 신예 정진혁(21·건국대)이다. 한국선수 중 올 시즌 랭킹 1위다. 지난 3월 열린 서울국제마라톤대회에서 2시간9분28초를 기록했다. 2시간3분5초의 세계기록 보유자인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 등 세계 최강자들이 여럿 불참하는 이번 대회 마라톤에서 가장 좋은 성적은 아벨 키루이(케냐)의 2시간5분4초다. 정진혁과는 4분24초 차이다.
물론 세계 수준과는 여전히 현저한 차이가 있지만 믿을 구석은 정진혁의 무서운 상승세다. 정진혁은 지난해까지 무명이었다 갑자기 뜬 '신성'이다. 고교 때까지 중장거리 선수였던 정진혁은 건국대에 입학해서도 1학년 때는 10㎞ 단축마라톤과 하프마라톤만 뛰었고 2학년이던 지난해 처음 뛴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15분1초의 준수한 기록을 내며 기대를 모았다. 올해 서울국제마라톤에서는 2시간10분대의 벽을 허물면서 덜컥 2등을 했다.
마라톤의 최강자인 아프리카 선수들도 버거워하는 대구의 습하고 더운 날씨도 정진혁에 유리한 대목. 정만화 남자 마라톤국가대표팀 코치는 "정진혁이 선두권과 25㎞에서 30㎞까지만 비슷하게 따라가면 이후에 승부를 볼 수 있다"고 자신했다.
강지훈 기자 jho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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