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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주영 기자] 2008년 미국 월스트리스트저널(WSJ)은 '우주올림픽이 열린다면 지구 대표선수로 누구를 내보낼것인가'라는 이색 설문 조사를 벌였다. 전문가들은 이 질문에 남자 10종 경기의 로만 제블레(37·체코)에 가장 높은 점수를 준 바 있다.
총 10가지 종목을 모두 소화해야 하는 경기 특성상 복합적인 능력을 높이 평가해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이다. 10종 경기(남자), 여기에 여자가 출전하는 7종 경기를 합쳐서 '복합종목'이라 일컫는 이 종목은 순발력, 기술을 넘어 체력까지 뒷받침돼야하는 육상 경기 중 가장 힘든 경기다.
남자의 경우 '철인'을 평가하는 기준은 총 10가지 종목에 이른다. 이는 하루 만에 모두 측정할 수 없기에 양일에 나눠서 진행한다. 첫째날에는 100m와 멀리뛰기, 포환던지기, 높이뛰기, 400m 달리기 순으로 경기를 치른다. 다음날에도 110m허들과 원반던지기, 장대높이뒤기, 창던지기, 1500m를 소화해야 한다.
배려(?) 차원에서 여자의 경우는 3종목이 줄어든 7종 경기를 펼친다. 남자에 비해 100m·400m·1600m 달리기가 빠지고 대신 200m와 800m 달리기가 포함된다. 또 원반던지기와 창던지기는 제외된다.
평가는 각 종목당 기준 기록을 1000점으로 놓고, 정해진 기준치에 따라 이를 초과하면 감점, 단축하면 가점이 부여된다. 가령 남자 100m의 경우 10초395가 1000점에 해당되는 기준기록이다. 이 기준기록에 자신의 기록을 대비해 점수를 깎거나 더하는 방식이다.
한 종목을 치르고 난 뒤에는 다음 종목까지 30분 이상을 쉴 수도 없다. 그래서 뛰어난 체력까지 바탕이 돼야만 한다. 지난해 열린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10종목을 모두 완주한 선수는 단 6명(13명 출전)에 불과했다.
남자의 경우 제블레를 제외하면 역사상 9000점을 넘긴 선수가 없다. 여자는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재키 조이너 커시(미국)가 7291점을 받아 '철녀'를 인정받았다. 이는 각 종목마다 기준성적을 모두 넘긴 셈이다.
이같이 높은 점수가 나올 수 없는 이유는 개인 종목처럼 특정 부분에 집중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포환던지기의 기록을 높이기 위해 근육량을 늘리면 폭발적인 힘을 발휘할 수는 있겠지만, 단거리에서는 높은 성적을 기대하기 어렵다. 반대로 단거리에서의 순발력과 몸을 가볍게 하기 위해 체지방을 줄이고 체중을 감량한다면 근육을 써야하는 종목에서 힘을 쓰지 못한다. 결국 10종 모든 경기에서 평균 이상치의 힘을 내도록 몸을 관리해야 하는 데 이것이 말처럼 쉽지가 않은 것이다.
한국은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던 김건우(31·문경시청)가 이 종목에 출전한다. 김건우의 최고 기록은 2006년 전국육상선수권대회서 세운 7824점이다. 대구 세계선수권 10종경기는 27일과 2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다.
[10종경기 세계신기록 보유자 로만 제블레. 사진 = 대회 조직위 제공]
김주영 juny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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