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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지훈 기자] 28일 우사인 볼트(자메이카)의 부정출발로 맥 빠진 레이스가 펼쳐진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결승은 오후 8시 45분에서야 시작됐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여자'를 가리는 여자 100m 결승은 29일 오후 9시 50분에야 열린다. 스포츠 이벤트의 프라임타임이 오후 7-8시라고 볼 때 왜 대구세계선수권대회의 메인 경기들은 밤 10시가 다 된 늦은 시간에 열리는 걸까.
우선 세계선수권대회가 유럽 중심으로 개최돼 왔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구 대회 전 열린 12번의 세계선수권 중 무려 9번이 유럽에서 열렸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8월 중순-9월 초에 대회를 개최하라고 권장한다. 9월을 넘어서면 육상의 주요 시청층인 유럽 각국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등 프로축구로 눈을 돌려 흥행에 지장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유럽의 여름은 대구 이상으로 덥고 육상은 야외 스포츠다. 상대적으로 선선한 9월 이후로 대회를 연기할 수 없다면 오전 시간대나 저녁 늦게 경기를 치르는 게 선수들이 야외에서 경기력을 발휘하기에 적합하다. 평균기온이 30도, 습도가 70%가 넘는 대구의 최근 무더위를 볼 때 일몰 전에 경기를 치르는 건 경기력과 흥행 양 측면에서 모두 문제가 따른다.
이 때문에 이번 세계선수권의 스케줄은 이르면 오전 8시부터 경기가 시작되고 늦어도 오후 1시가 되기 전에 대부분 오전 일정을 마무리한다. 그리고 오후 7시 전까지 휴식을 취한다. 그리고 기온이 내려간 오후 7시 이후부터 본격적인 메인 이벤트들을 진행한다.
특히 100m 등 단거리 종목은 오후 일찍 준결승을 치르고 저녁 늦게 결승을 여는 빡빡한 일정이 이어지기 때문에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도 비교적 늦은 시간에 결승이 열리는 것이다.
대구조직위 관계자는 "IAAF에서 8월 중순-9월 초 개최를 요청했고 주말 개·폐막도 권장했다. 세계선수권 등 국제대회뿐 아니라 유럽이나 미국 등 육상세계선수권 주요 시청국가의 프로스포츠 일정까지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유럽·미국 주요 방송사와 중계권 계약이 중요하기 때문에 조직위와 IAAF가 함께 일정을 조정했다"고 밝혔다.
[해 지기 전 달리기에 대구는 너무 덥다.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강지훈 기자 jho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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