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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지훈 기자] 4일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마지막 경기였던 남자 400m 계주에서 우사인 볼트가 이끈 자메이카 국가대표팀이 마침내 37초04의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하자 대회 조직위는 비로소 안도의 한 숨을 쉬었다. 세계신은 고사하고 대회신기록조차 거의 나오지 않아 '기록 흉년'이란 평을 듣던 이번 대회의 유일한 세계신기록이 마지막 경기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당초 조직위는 반발력이 좋아 '마법의 융단'으로 불리는 몬도트랙을 대구 스타디움과 보조경기장에 깔고, 경보와 마라톤 시작 시각을 폭염을 피해 오전 8-9시로 앞당기면서 다수의 세계신기록이 나올 것이란 긍정적 전망을 보였다.
하지만 날씨가 도와주지 않았다. 가뜩이나 무덥고 습하기로 유명한 대구였지만 무더위가 한풀 꺾인 상황이라 커다란 영향은 없을 것이란 예상이었으나 늦더위가 대구를 덮쳤다. 낮 최고기온이 35도를 넘어 폭염주의보가 내려질 정도였고 대회 개막을 앞두고 10일 가까이 비가 쏟아져 습도 역시 높은 상태였다.
바람도 발목을 잡았다. 특히 단거리 종목에서 세계신기록이 나올 때 중요한 요소는 적절한 뒷바람이다. IAAF(국제육상경기연맹)가 인정하는 범위인 초속 2.0m의 뒷바람은 100m을 달릴 때 0.1초의 기록 단축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선수들은 앞바람을 맞고 달렸다. 한 예로 남자 100m 우승자 요한 블레이크(자메이카)는 초속 1.4m의 앞바람을 맞고 뛰어 9초92로 우승했다. 만약 초속 2.0m의 뒷바람이 불었다면 9초7대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할 수 있었을 것이다.
'10-10(10개 종목에서 10위 이내 입상)'을 목표로 내걸고 착실하게 준비한 한국대표팀은 4개의 한국신기록을 작성했다. 남자 1600m와 400m 계주, 남자 10종경기의 김건우, 남자 경보 50km의 박칠성이 주인공이다. 나쁜 결과물은 아니지만 홈 그라운드의 이점과 그동안의 준비과정을 되돌아볼 때 냉정히 평가해야할 부분이다.
[사진 =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일한 세계신기록을 이끈 우사인 볼트(위)와 한국신기록을 작성한 남자 400m 계주팀]
강지훈 기자 jho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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