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경민 기자] 배우 공유와 임수정은 열애설이 돌 만큼 절친한 친구 사이로 유명하다.
소속사도 같고 나이도 비슷한 공유에 대해 임수정은 “친한 연예인이 별로 없지만 공유의 경우 친구라 부를 수 있는 사람”이라고 밝힐 정도다.
하지만 필모그래피에 있어서는 두 사람은 차이를 보였다. 먼저 임수정은 자신의 스타성 때문에 작품 선택을 한정짓지 않는 여배우로 유명하다. CF를 많이 하는 국내 여배우들의 경우 작품 선택에 있어 까다롭다. 하지만 임수정은 상업영화는 물론, 저예산 독립영화에도 얼굴을 비친다. 최근작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에서는 이혼을 앞둔 유부녀로 변신할 정도다.
임수정과 비교해 공유는 드라마 스타 이미지가 강했다. 지금의 그를 있게 한 ‘커피 프린스’ 1호점’때문일까? 연기에 있어서도 스타성 보다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그런데, 이토록 친한 두 사람이 서로 의견을 나누고 교감했기 때문일까? 연기력 보다 ‘한류스타’라는 호칭이 더 익숙한 스타배우 공유가 임수정과 같은 진정한 배우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바로 ‘도가니’(감독 황동혁, 제작 삼거리픽쳐스,판타지오 배급 CJ엔터테인먼트) 때문이다.
설정상 완벽하게 유약하고 못난 인물로 변신한 공유의 진가는 그 후 발휘된다. 어깨에 힘을 뺀 그의 연기 몰입은 무서울 정도다.
최악의 상황에 내몰린 장애우들을 대변하고 법정다툼을 때로는 제 3자의 입장에서, 때로는 직접 사건에 개입해 해결하고자 하는 당시의 눈빛과 처연한 연기는 왜 공유에게 이런 연기를 진작 시키지 않았을까?라는 질문까지 던지게 한다.
영화 내내 절대 폭발하지 않고 절재의 미학을 지키던 공유의 감정연기는 영화 후반 상복을 입은 채 영정사진을 끌어안고 경찰 진압대가 뿌리는 물대포를 맞는 신에서 극대화 된다.
같은 대사를 수도 없이 반복하면서 물대포를 맞고 쓰러지고 경찰 진압대에 끌려가게 되는 그의 모습은 이 영화가 보여주는 장애우에 대한 우리 사회의 시각을 대변한다.
‘도가니’는 무겁다. 그런데 가벼운 남자로 알고 있던 공유가 캐스팅됐다. 미스캐스팅으로 밖에 보이지 않던 이 불협화음에서 공유는 제 2의 변신을 감행했고, 훌륭하게 새로운 옷을 입었다.
공유와 함께한 정유미는 홍상수 감독과 수 많은 작품을 함께 한 충무로의 대표적인 여성 연기파 배우다. 하지만 ‘도가니’에서 공유는 분명 정유미 이상으로 빛났다. 분량이 적은 정유미가 못해서가 아니라 공유가 지나치게 잘한 것이다.
앞서 ‘김종욱 찾기’ 인터뷰 당시 공유는 “보다 깊어 지겠다”라고 말했다. 또, “임수정의 연기를 보면 소름이 끼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 공유는 ‘도가니’를 통해 임수정을 부러워하지 않아도 될 전망이다.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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