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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여자 6호분한테 선택에 있어 저 선택하지 말라고 하신 거 이게 리얼입니까? 리얼이라고 하면서 그러지 마세요. 착하게 사람들 역이용해서 방송 시청률 높이는 거 급급하지 마시고 인간의 도리로서 보이지 않는 약속을 하셨으면 그 약속 지키는 게 도리라고 생각 합니다.”
요즘 논란과 화제를 증폭시키고 있는 SBS ‘짝’의 7일 방송분에 출연한 한 남자 출연자가 방송직후 시청자 게시판에 올린‘12기 6호남 제작진 보세요’라는 글의 일부입니다.
이 글과 참 비슷한 내용의 글이 바로 2006년 5월22일 성신여대의 성신학보에 실린 한 인터뷰 기사입니다. “내용은 이미 짜여져 있고 대본만 없는 셈이며 실제상황 60%에 설정 40%로 구성된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요리 채점 과정을 가슴 졸이며 초조하게 기다리는 것이 리얼이라면 ‘이 부분에서 한번 울어줘!’ 혹은 ‘지금 분하다고 말해’와 같은 제작진의 주문이 엄연히 존재한다.”
‘짝’과 같은 지상파 TV의 요리사 관련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나온 한 여성 출연자가 인터뷰한 내용입니다. 어떤가요. ‘짝’에 출연해 올린 글과 참 흡사하지요. 두 사람 모두 제작 과정에서의 인위적인 연출의 개입과 설정, 자의적 혹은 조작적 편집, 리얼리티에 대한 의문 등을 표하고 있습니다.
요즘 ‘짝’ 같은 KBS, MBC, SBS 등 방송 3사 뿐만 아니라 케이블TV 등에서도 리얼리티를 표방한 프로그램들이 홍수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 출연자가‘짝’의 자의적 편집과 연출자의 내용 개입 등을 지적하며 리얼리티에 대한 문제제기를 한 것처럼 시청자나 출연자들 상당수가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대한 의구심을 표하는 동시에 더 나아가 조작성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이것은 프로그램의 연출과 조작에 대한 오해도 있지만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본질에 대해 잘 인식하지 못한 때문이기도 합니다.
오락, 예능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사실성이 높은 다큐멘터리에 이르기까지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 어떠한 형태로든 연출이 개입합니다. 일반적으로 시청자는 사실성이 높다고 아니 사실 혹은 진실이라고 인식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역시 시청자는 모르지만 제작진의 고도의 연출이 개입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시청자들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진실로 그냥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하지요.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홍수는 우선 적게 드는 제작비로 안정적인 시청률을 올릴 수 있는데다 가공과 인위, 연출이 난무한 상황에서 시청자들의 날것(리얼리티)에 대해 커지는 욕망을 충족시킬수 있기 때문입니다. 디지털 이미지 기술이 발달할수록 사람들은 현실과의 직접적 연관성을 잃어버리고 모사의 세계에서 헤메지만 가공되지 않는 현실에 대한 강렬한 욕구와 욕망이 생겨나고 그 욕구와 욕망을 충족시켜주는 것이 바로 리얼리티 프로그램인 것입니다.
하지만 이들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가장 큰 문제는 ‘인격은 거세한 채 인체만을 보여준다’는 미디어 학자들의 비판처럼 의미 있는 것들에 대한 조망보다 눈길 끌기위한 선정성과 자극성의 상품화로 치닫고 있다는 것입니다. ‘짝’역시 현재의 남녀 만남과 관계에서의 변수 즉 외모, 사랑, 재산, 조건 등을 출연자들을 통해 불편하지만 현실적인 부분을 드러낸다고 하지만 실제 본질은 현실 엿보기를 통한 물화된 인체 등의 확대재생산을 끝없이 시도하는 것이입니다. 그것이 시청자의 눈길끌기에 최적의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리얼리티 문제점은 현실을 가장한 비현실을 사실화하고 일반화시키는 역기능을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픽션인 드라마 경우에는 시청자들이 현실과 픽션을 구분해서 보려는 태도를 견지하지만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사실 그대로 믿는 경향이 강합니다. 리얼리티 프로그램 사실과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현실을 재구성한 상징의 재현에 불과합니다. 그 상징의 재현을 시청자는 현실이라고 강력하게 믿는 것이 문제가 됩니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연출과 편집이라는 고도의 인위성이 가미돼 현실을 재구성한 것에 불과합니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표방한‘짝’역시 마찬가지지요.
여러분은 정말 ‘짝’이 리얼하다고 생각하는지요?
['짝'에 대한 논란과 화제가 증폭되면서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문제점도 적지 않게 드러나고 있다. 사진=마이데일리 사진DB]
배국남 대중문화전문 기자 knba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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