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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혼자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외로운 나도. 외로운 그대도..." (성시경)
밤 10시, 시그널이 울려 버지면 안개 속 숨겨져 있던 도시가 어렴풋이 보인다. 아니 들린다. 밤안개 사이로 감정적인 전파들이 오가는 그곳, 바로 성시경의 음악도시이다.
성시경이 시장으로 자리하고 있는 MBC FM4U '음악도시 성시경입니다'는 밤 10시대에 전파를 타는 방송 3사 FM 중 유일하게 들리는 라디오로 진행된다. 최근 보이는 라디오까지 나오면서 라디오도 볼수 있는 세상이 됐지만 여전히 라디오는 들어야 제맛이다. 편안하게 눈을 감고 누워서도 볼수 있는 세상이 바로 라디오기 때문이다.
성시경은 라디오에 참으로 잘 어울리는 사람이다. 스마트폰이 대세를 이루고 있지만 여전히 평범한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감미롭고 편안한 목소리로 청취자들의 마음을 달래준다. 시크한 듯 하지만 술집에서 마주친 시련 당한 여자의 고민을 들어주기도 한다. 디지털이 난무하지만 아직 아날로그의 감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바로 성시경이다.
그가 가요계에 막 데뷔했을때는 그저 감미로운 목소리로 발라드를 부르는, 팬들의 90%, 아니 99%가 여성이고 그로 인해 남성들의 공공의 적이되는 가수였다. 하지만 군 입대 전 밤 12시부터 새벽 2시까지 전파를 타는 '푸른밤 성시경입니다'의 DJ자리에 앉으면서 그의 반전 매력이 공개됐다.
태풍이 부는날 한 개의 우산을 꼭 껴안고 걸어가는 커플을 보고 "날아가 버려라"는 농담 섞인 멘트를 쏟아내고, 남성적인 성향이 강한 포장되지 않은 진짜 성시경의 모습이 드러나면서 남성팬들이 하나 둘 씩 모이기 시작했다.
이런 성시경이 '음악도시 성시경입니다'로 다시 마이크 앞에 앉았다. 이런 성시경을 돕기 위해 문천식도 한걸음에 달려왔다. 사실 문천식은 그동안 라디오 게스트를 모두 정리하고 드라마에 매진하고 있었다. 하지만 성시경의 부름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달려왔다.
기자가 '음악도시' 현장을 찾은 날은 공교롭게 문천식이 게스트로 참여하는 '나 문천식이야'가 진행되는 날이었다. 문천식은 방송 전 라디오에 도착해 라디오 제작진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오늘은 어떻게 해야 청취자들을 웃길수 있을까 고민을 했다. 이날 문천식에게 '성시경이 부르면 바로 달려오는 이유'를 들을수 있었다.
"다른 이유는 없어요. 저는 성시경씨 팬이니까요. 동료 연예인이라면 그렇게까지 안하겠죠. 기자님도 좋아하는 사람이 부르면 한걸음에 달려가잖아요. 일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부르니 무조건 달려가서 즐겁게 노는 거죠. '나, 성시경 팬 문천식이야!'"
성시경은 군 전역 후 정규앨범을 발표하기도 전에 다시 DJ자리에 앉았다. 라디오와 정말 잘 어울리는, 또 라디오를 사랑하는 성시경. 그의 입을 통해서 나오는 '성시장이 라디오를 사랑하는 이유'는 그의 라디오 진행 방식 만큼이나 따뜻했고, 시크했다.
"굳이, 이유를 꼽을 필요가 있을까? 그냥 좋으니까. 원래부터 좋았으니까. 그 곳에서 들려오는 이야기가, 음악들이 너무 따뜻하고, 행복하니까. 오래 오래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으면 좋겠다. 조금은 느리게 서로의 마음을 더 많이 나누고 싶다. 그렇게 혼자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외로운 나도. 외로운 그대도..."
이유를 꼽을 필요도 없이, 그냥 라디오를 좋아하고 원래부터 좋아하는 천상 DJ 성시경. 그리고 함께 '음악도시'를 만들어가는 제작진들. 이들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종합 선물세트같은 조합이다. '음악도시' 제작진들은 이런 성시경을 "가장 '라디오' 스러운 라디오를 만들어가는 DJ"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라디오란 마이크에 대고, 혼자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마이크를 가운데 두고, 청취자와 함께 나누는 마음이라고 생각하는 그(성시경)는 특별하고 버라이어티한 무언가 보다는, 좋은 음악, 좋은 사연 하나에 담긴 진심과 위로를 더 소중하게 여기고, 그렇게 매일 함께 나누는 대화 속에서 자신 또한, 위로 받는다. 어느 곳 보다 라디오 스튜디오가 가장 편하다는 성시장은 라디오 안에서 더 빛나는 천상 라디오 DJ다"
사실 이번 라디오 기획을 준비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성시경이었다. 대학시절 들으며 위로를 받았던 '푸른밤 성시경입니다'를 잊지 못했고, 성시경이 라디오를 진행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으니 말이다. 또 라디오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라디오가 아날로그의 감성을 잃지 않을, 딱 그만큼 집중을 받았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든다.
[성시경(위), 문천식. 사진 = '음악도시 성시경입니다' 제공]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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