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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MC계 양강 구도가 깨졌다. 유재석과 함께 현재 한국 예능 MC계의 한 축을 이룬 강호동이 은퇴를 선언했다.
최근 세금 관련 문제로 사회적 논란을 야기한 강호동은 논란이 거세지자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제 불찰이고 잘못이다"라며 "잠정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강호동이 출연 중인 MBC '무릎팍도사', KBS 2TV '1박2일', SBS '강심장'과 '스타킹'에서 그의 하차가 불가피해 보인다.
강호동의 갑작스런 은퇴로 연예계는 공황 상태다. 강호동의 대체자가 마땅하지 않은 상황에서 그의 공백이 너무나 커 대책 마련에 추석 연휴가 더 분주해졌다. 그의 파급력이 워낙 컸기에 은퇴 선언으로 예상치도 못한 피해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나비효과다.
특히 일각에선 '국민 MC' 유재석에게 강호동의 은퇴 선언이 끼칠 파장을 우려하고 있다. 이제 유재석이 예능 MC 1인자로 우뚝 솟을 것이란 의견도 있지만, 라이벌 강호동이 사라진 유재석이 오히려 동반 쇠락할 수 있다는 분석도 상당수 제기되고 있다.
마치 육상 경기에서 1등을 다투는 경쟁자가 있어야 기록이 더 좋아지듯, 그간 유재석과 강호동은 서로의 상반된 스타일로 인해 끊임없이 비교되며 예능 MC계의 양강으로 군림했다.
과거 90년대 인기 아이돌 그룹인 H.O.T.와 젝스키스의 경우도 비슷했다. 두 그룹의 라이벌 구도로 인해 각 그룹의 팬들도 서로 경쟁했고, 자신이 좋아하는 그룹에 대한 충성도가 더 짙어지는 효과를 낳았다. 또 비슷한 시절, 예능 MC계에선 신동엽과 남희석이 전성기를 누리며 하나 뿐인 '넘버1' 자리를 두고 다퉜고, 배우 쪽에선 심은하와 고소영이 1990년대에 각자의 고유 매력으로 최고 여배우란 목표를 향해 작품에서 고군분투했다. 최근 일본 신한류 열풍의 주역인 소녀시대와 카라 역시 서로 견제하며 발전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사실 이 논쟁에 누가 낫고, 누가 못한지는 중요한 게 아니었다. 결국 라이벌 프로그램에 뒤지지 않기 위해 각 프로그램은 차별화된 아이템 발굴에 부단히 애를 썼고, 이는 두 프로그램 발전에 기여했다.
유재석은 이제 혼자 남았다. 강호동이 빠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새로운 스타의 등장도 물밑에서 치열하게 벌어질 것이다. 하지만 현재로선 유재석과 어깨를 나란히 할 스타는 보이지 않는다. 유재석이 강호동의 프로를 대체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이수근 등이 거론되지만 아직 강호동 대신 단독MC를 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당분간 유재석 독주 체제가 예상되지만 경쟁자 잃은 유재석이 과연 '방심'과 '자만'을 하지는 않을지, 또 긴장이 늦춰져 스스로 기가 빠지지는 않을지 우려가 된다.
[유재석(위 왼쪽)과 강호동-2010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포옹을 나누는 두 사람. 사진 = 마이데일리DB]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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