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유정 인턴기자] 올 시즌 말 그대로 에이스 면모를 확실히 보여주는 선수가 있다. 바로 KIA 타이거즈 윤석민(25)이다. 그는 12일 현재 다승왕·방어율·탈삼진 세 부문 1위의 수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시즌 부진으로 아픔을 겪었던 윤석민이기에 올해 상승세가 어쩌면 아픈 만큼 성숙해진 그가 얻는 당연한 결과물 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규시즌 막바지인 요즘 윤석민은 힘겨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9일(광주)삼성전에 선발로 올라갔을 때 팀에게 승을 안겨주고 싶었다"며 말문을 여는 그의 얼굴이 어두워 보였다. "내가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게 (패인의)큰 이유였던 것 같다. 그리고 올 시즌 삼성전에 선발로 많이 오르다 보니 타자들이 이제 나에 대해 너무 잘 안다"며 이야기를 이어 갔다.
지난달 18일 대구 삼성전 연타석 홈런에 이어 지난 9일 광주 삼성전에서도 그는 삼성 라이온즈 최형우(28)에게 또 다시 선취점이 되는 홈런을 맞았다. 이에 최형우는 '윤석민 킬러'라는 별명을 얻기도.
"최형우 선수를 상대 할 때 딱히 두려움은 없다. 지난달 12일 연타석 홈런 맞았을 때도 그냥 그러려니 했다"며 "근데 또 홈런을 맞고 나니까 '아차' 싶었다. '진짜 내 공을 잘 치긴 하는 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고 보면 매 시즌 내 공을 잘 치는 타자들이 꼭 한 명씩 있다"라고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윤석민이 삼성을 상대로 고전한 날 1군 복귀 후 72일 만에 선발 마운드에 오른 '국가대표 좌완 에이스' 한화 이글스의 류현진은 반대로 펄펄 날았다. 이날 류현진은 (지난 8일 목동)넥센전에서 6이닝 동안 2피안타 1실점(0자책점)을 기록하고 시즌 9승째를 챙겼다. 한 명의 에이스는 패전의 멍에를 다른 한명의 에이스는 승과 연을 맺으며 명암이 엇갈리는 순간이었다.
윤석민은 "(류)현진이의 경기는 봤다. 역시 잘 하더라"라며 후배를 치켜세웠다. 오는 13,14일 대전에서 열릴 KIA-한화전서 선발 로테이션 상 류현진과의 맞대결이 예상된다고 하자, "그렇지 않아도 아까 (조범현)감독님께서 마운드에 오를 건지 생각해 보라고 말씀하셨다"며 "이틀 정도 생각 할 시간을 주신다고 하셨다"라고 웃으며 말을 건넸다.
조범현 감독의 말을 들은 윤석민은 어떤 생각을 할까. "선발 등판에 관해선 그때 컨디션을 봐서 선택할 문제인 것 같다. 팬들이 원하기 때문에 나도 가능하다면 함께 마운드에 오르고 싶다"며 "일단 진지하게 생각해 보겠다. 근데 나보다는 팀을 먼저 생각하고 싶다"라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KIA는 이제 정규시즌 10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사실상 큰 변수가 없다면 KIA가 4강에 올라가는 것은 문제없어 보인다. 그러기에 타이틀 경쟁중인 윤석민에게 앞으로 남은 경기는 더할나위 없이 중요하다. 그는 "정규시즌 남은 경기 중 4경기 정도 더 등판할 것 같다. 선발이든 불펜이든 맡은 바 열심히 그리고 잘해내고 싶다"라고 다부진 의지를 다졌다.
'에이스'라는 칭호가 부담스러울 법도 하지만 언제나 그는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받아드리고 그 이상을 해낼 줄 아는 KIA 마운드의 '진정한 에이스'다.
[KIA 윤석민.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김유정 kyj765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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