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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처음 인상 좋은 곽경택 감독이 SBS 연기자 오디션 '기적의 오디션' 심사위원으로 출연한다 했을 때, 그를 아는 모든 이들은 의아해했다. 사람 좋기로 유명한 그가 신인 연기자들에게 제대로 된 독설을 할 수 있을까에 의문을 표했던 것이다.
곽경택 감독과 드라마 '친구, 우리들의 전설'로 인연을 맺은 배우 배그린 역시 "감독님이 현장에서 얼마나 자상하신대요"라며 "아무래도 독설 캐릭터 보다는 따뜻한 캐릭터로 나오실 것 같아요"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그러나 상황은 반전. 곽경택 감독은 날카로운 독설로 정곡을 찔렀다. 서슬퍼런 카리스마는 신인 연기자들의 간담을 서리게 만들었다.
영화 '통증' 개봉 이후, 지난 8일 삼청동 카페에서 만난 곽경택 감독은 "'기적의 오디션' 출연 제안에 처음에는 무조건 거절했다. 할 시간도 없었고 할 이유도 없다 여겼다. 또 하고 싶지도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의 마음을 변하게 한 것은 평소 절친한 사이였던 지인이 캐스팅 디렉터 김영찬 작가의 꾸준한 설득 때문이었다.
"결국 시간을 조금만 잡아 먹게 해달라고 하고 시작하게 됐다.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웬걸. 말려버렸죠."
독설 캐릭터에 대해 의외였다라고 운을 떼니 그는 '편집논란'을 제기했다.
"그 분량만 내보내서 그런 거다(웃음). 영화에서도 한 인물에 대해 헷갈리게 쓰면 안 되지만 방송도 마찬가지 아닐까. 한 인물의 컨셉트를 정해놓았으니. 실제로는 그 아이들 걱정이 많이 된다. 좋은 연도 맺고 싶어 같이 영화(미운 오리새끼)도 찍고 있다. 신인들한테는 칭찬과 꾸중이 모두 필요하다. 내내 칭찬만 해주면 칭찬이 귀한 줄도 모르고 또 내내 꾸중만 하면 토대가 약한 아이들은 무너질 수도 있다. 난 칭찬과 꾸중을 적절히 섞어 했는데 싹 빼버리고 (독설만) 따다다닥 붙여서 내보내니(웃음)."
곽경택 감독은 현재 그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담긴 영화 '미운 오리새끼'에 '기적의 오디션' 지원자 13명을 캐스팅 했다. 제자들에 대한 애정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특히 이 중에는 탈락자까지 포함돼 화제가 됐다.
설득에 못이겨 '기적의 오디션' 심사위원직을 받아들였다 말은 하지만 곽경택 감독은 막상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아이들을 통해 오랜만에 신선한 열정을 보는 게 상당히 행복하다"라며 흐뭇한 아빠 미소를 지었다.
[곽경택 감독. 사진=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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