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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남안우 기자] 힙합가수 버벌진트(31. 본명 김진태)를 날씨로 표현하자면 맑고 상쾌한 아침이다. 아침에 눈 딱 떠보니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리쌍과 함께 음원을 싹쓸이 중이다. 하루하루가 행복하다.
노력하는 사람에게 풍성한 결실이 찾아오듯 버벌진트는 요즘 달라지는 위상에 행복감을 느끼고 있다. 버벌진트가 최근 발표한 정규 4집 ‘고 이지’(GO EASY)가 말 그대로 히트를 쳤기 때문.
버벌진트는 이번 앨범을 통해 젊은이들이 느끼는 소소한 일상의 얘기들을 담아내려 했다. 카페에서, SNS(소셜네트워킹 서비스)에서, 술자리에서 나눌 법한 우리 내 얘기들을 자신만의 표현법으로 앨범에 고스란히 녹여냈다.
타이틀곡 ‘좋아보여’는 서울 강남대로라는 한정된 공간을 배경으로 몇 초 안 되는 짧은 순간에 일어나는 남성의 심리적 변화를 표현했다. 언더그라운드계 ‘힙합의 제왕’ 버벌진트를 위해 ‘인디의 제왕’ 검정치마 조휴일이 보컬 피처링을 맡아 더욱 눈길을 끌었다.
“회사에서 그러는데 음반이 8000장 넘게 나갔데요. 음원도 2주 넘게 상위권에 머무르고 있는 것 같다고 그러더라고요. 인기요? 모르겠어요.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걸요. 나중에 사람들이 절 알아보고 웅성웅성하면 그때 인기를 실감하겠죠”
버벌진트는 지난 2000년 데뷔해 올해로 꽉 찬 11년 동안 힙합의 길을 걷고 있다. 서울대 출신으로 한양대 법학대학원에 진학한 로스쿨 인재로 유명세도 치렀지만 그보다 더 팬들로부터 환영을 받는 이유는 묵묵히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음악을 만들었던 우직함과 성실함, 노력이다.
“이번 앨범을 발매하기 까지 2년이 걸렸는데요. 그동안 로스쿨에 입학해 공부도 했고, 지난해 작은 교통사고도 났고,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어요. 개인적으로는 힘든 시간이었죠. 참 성우 활동도 했어요. 여러 광고에 목소리로 출연하긴 했는데 쑥스러워요. 앨범 준비하랴, 공부하랴, 성우하랴 바쁘게 지내왔지만 뭐니 뭐니 해도 음악이 제게 딱 맞아요. 이제와 보니 어설프게 양다리를 걸쳤구나하는 후회도 드네요”
데미 소다, 큐브 자동차, 코카콜라 등 익히 알만한 광고 속 목소리의 주인공이 버벌진트다. 아니 이런 재주도 있었나 싶지만 그윽하고 말끔한 목소리는 버벌진트의 전매특허다.
버벌진트는 힙합하는 가수들 중 조용하고 얌전한 축에 속한다. 일반적으로 말이 많을 것 같고 행동도 덜렁거릴 것 같지만 실제로 보면 그와는 정반대다. 조근조근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을 곱씹어 얘기하는 스타일이다. 이같은 그의 스타일이 생활밀착형 노랫말로 풀어진다. ‘원숭이띠 미혼남’ ‘넌 내게 모욕감을 줬어’ ‘긍정의 힘’ ‘깨알 같아’ ‘우리존재 화이팅’ 등 이번 앨범에 실린 곡 제목에서 오롯이 드러난다.
“30대가 되고 보니 이제야 여유를 좀 부리는 것 같아요. 20대가 하고 싶은 것도 많았고 정신없이 달려왔다면 이제는 좀 여유를 갖고 음악의 질적 향상을 위한 고민을 하는 시기죠”
버벌진트는 가급적 방송 활동을 삼간 채 무대를 통한 팬 소통에 나설 계획이다. 로스쿨 학생이자 성우이자 가수인 버벌진트. 그의 향후 미래 날씨도 맑음이다.
[정규 4집 '고 이지'로 성공적인 컴백을 알린 힙합가수 버벌진트. 사진 = 룬컴 제공]
남안우 기자 na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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