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윤세호 인턴기자] 한국 남자농구대표팀이 중국 우환에서 열리고 있는 제 26회 아시아선수권대회 첫 두 경기에서 완승을 거두며 런던올림픽 티켓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한국은 16일 A조 1위를 다툴 것이라 예상됐던 레바논을 상대로 3, 4쿼터 일방적인 경기를 펼치며 80-62로 완승, 지난 2009년 아시아선수권대회 8강전에서 레바논에 당한 패배를 완벽히 설욕했다.
이날 한국은 선수들의 기량은 물론 감독, 코치진의 전략까지 모든 면에서 레바논을 압도했다. 한국은 1쿼터 후반부터 지역방어로 호스킨을 중심으로 한 레바논의 골밑 공격을 막아내 전반 리드를 잡았다. 3쿼터부터는 이정석을 투입해 양동근-이정석 투 가드 라인의 적극적인 압박 수비로 레바논의 연이은 실책을 유도했다.
한국의 전면강압수비에 레바논은 정신을 잃은 듯 3쿼터 시작부터 4분여동안 무려 6개의 실책을 저질렀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한국은 ‘킬러본능’의 부재로 레바논의 숨통을 끊지 못했다.
흐름만 놓고 보면 한국은 이미 3쿼터에 경기를 끝냈어야 했다. 실책만 남발한 레바논은 공격에서 전혀 볼 분배가 되지 않으며 무리한 3점슛만 던졌고 경기 초반에 보였던 골밑에서의 우세도 김주성의 넓은 수비범위로 무용지물이 됐다.
한국은 이에 편승해 수많은 속공 찬스와 자유투를 얻었지만 점수차를 15점 이상으로 벌리지 못했다. 3쿼터 속공상황만 꾸준히 성공시켰다면 한국은 연이은 강압수비로 레바논을 궁지로 몰 수 있었다. 71%의 자유투 성공률도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결국 한국은 3쿼터부터 레바논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보였음에도 4쿼터 중반에서야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레바논전과 같은 원사이드 경기에서는 몇 번의 찬스를 놓치더라도 승리할 수 있지만 앞으로 맞이할 이란, 중국전에서는 단 하나의 공격권 성공 여부가 승패를 좌우하게 된다. 무엇보다 이번 대회에선 이란과 중국 모두 NBA 선수 하다디와 이젠롄이 팀에 합류해 맹활약하고 있다. 귀화선수 출장 조건이 까다로워지면서 카타르 등은 하락세를 겪고 있지만 이란과 중국은 오히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보다 막강한 전력을 갖추게 됐다.
물론 결코 방심할 수 없는 레바논을 상대로 완승을 거둔 만큼 긍정적인 부분도 많았다. 김주성-오세근의 다재다능한 인사이드 콤비는 공수에서 경쟁력을 보여줬고 주전 포인트가드 양동근은 정신없이 코트를 휘저으며 팀을 이끌었다. 그리고 누구보다 대표팀에서 큰 기대를 받고 있는 문태종도 레바논전 후반부터는 슈팅감각을 찾아가는 모습이었다. 하승진의 부상이 우려되기는 하지만 이틀간의 휴식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린다면 인사이드에 큰 힘이 될 것이다.
쉽지 않은 도전이다. 개최국 중국의 편파일정까지 더해 한국은 경기일정은 물론 연습일정에서도 손해를 보고 있다. 그만큼 강팀을 꺾기 위해선 더욱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야한다. 경기 흐름을 가져왔을 때 확실히 마무리하는 ‘킬러본능’이 없다면 강팀을 상대할 때는 오히려 반격을 당하게 된다. 사실상 A조 1위를 확정지은 한국이 이틀 후 펼쳐질 두 번째 라운드에서 보다 나은 기량을 보여줘야 한다.
[한국 남자농구대표팀. 사진 = KBL 제공]
윤세호 기자 drjose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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