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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선애 기자]최근 종영한 SBS 주말극 ‘여인의 향기’(이하 ‘여향’)에서 김선아가 연기한 담낭암 말기 환자 이연재는 결국 죽지 않았다.
그렇다고 병이 완치된 것도 아니었다. 이연재는 항암치료가 실패했지만 임상실험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봤고, 무엇보다도 강지욱(이동욱 분)의 사랑과 가족의 보살핌 속에서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그렇게 ‘여향’은 종영했다.
‘여향’이 방송되는 내내 이연재가 사느냐 죽느냐는 시청자의 큰 관심거리였다. 그녀의 삶에 대한 절박한 의지와 강지욱과의 가슴 절절한 사랑, 어머니(김혜옥 분)와의 눈물겨운 장면들은 시청자가 이연재의 죽음을 원치 않게 만들었고, 일부 시청자는 “연재를 살려주세요”라며 구명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사실 ‘여향’ 속 이연재가 죽지 않는다는 결말은 드라마 기획 초기단계부터 예정된 것이었다. 물론 이 사실은 주인공 김선아도 알고 있었고, 그 설정 때문에 그가 드라마 출연 결정을 내린 것이기도 하다.
“전 결말을 알고 시작했어요. 결말의 그 대사, ‘나는 7개월하고 이틀째 살고 있다’는 그 대사를 듣고 소름이 끼쳐서 이 작품을 하겠다 했죠. 대본을 보지 않고도 작가님한테 그 말을 듣는 순간 소름이 끼쳤어요. 그 느낌을 끝까지 지켜준 감독님과 작가님이 너무 대단한 거 같아요. 요즘 드라마는 시청자 의견에 많이 좌우하는데, ‘여향’은 드라마 자체가 시청자에 희망을 주겠다는 절대적인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흔들림 없이 그런 결말을 맺을 수 있었죠.”
“힘들 거라 예측은 했는데, 예측했던 것보다 조금 더 아팠어요. 엄마들이 아플 때 가슴을 치는 행동을 하잖아요. 그렇게 가슴을 치고 싶을 정도로 맨날 가슴이 아팠어요. 3개월 내내 명치가 아팠던 건 처음이었어요. 캐릭터 자체가 가슴이 아픈 거 몸이 아픈 거 합쳐서 같이 공존해서 가다보니, 그래서 그랬던 거 같아요. 1회부터 16회까지 감정신들이 너무 많았고, 10회 넘어가면서부터는 사람들 얼굴만 보면 눈물이 나더라고요. 이렇게 아플 수도 있구나. 아픈데 행복해서 좋을 수도 있구나… 저한텐 평생 못 잊을 작품이 또 하나 생겼어요.”
그토록 김선아가 자신의 모든 것을 이연재에 쏟아낸 만큼, 김선아는 아직도 드라마가 종영했다는 걸 믿을 수가 없다. 이연재를 떠나보내기가 너무 힘이 든다는 그에게서 큰 아쉬움이 전해진다.
“드라마가 끝났다는 게 전혀 실감이 안 나고 아쉽고 좀 슬프기도 해요. 더 찍었으면 좋겠어요. 연재 캐릭터 정리는 아직 안하고 있어요. 원래 제가 정리를 잘 못해요. 시간이 항상 해결해 줄거라 생각은 하는데, 제가 되게 바보 같은 게 한 작품 끝나고 나면 많이 힘들어하는 편이에요. 밖에도 잘 안 나가고. 작품 끝나고 2~3개월은 주로 집에 있거나, 작품 같이 했던 분들 만나고. 그래서 빨리 다음 작품 들어가는 게 저한테 좋은 약인 것 같아요.”
→②에서 계속.
[사진=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강선애 기자 sak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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