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세호 기자] 감독 사퇴 여파를 추스르고 최근 10경기에서 7승 3패로 선전하고 있는 SK가 좀처럼 부상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일 현재 SK 타자 중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는 박정권과 최정 단 두 명. 올 시즌 타율 .321 19홈런 72타점으로 맹활약하던 최정은 부상으로 지난 7일 이후 그라운드를 밟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더해 지난 20일 롯데전에서 조동화까지 왼쪽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해 시즌 아웃되고 말았다.
김강민-박재상-조동화로 구성된 SK 외야진의 수비력은 8개 구단 최고 수준이었다. 하지만 박재상이 지난 17일 종아리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고 조동화까지 큰 부상을 입었다. 수비는 물론 뛰어난 기동력과 작전수행능력을 지닌 조동화의 공백은 남은 시즌은 물론 매순간이 중요한 포스트시즌에서 더욱 크게 다가올 것이다.
부상은 투수진에도 반복되고 있다. 팀내 최다 이닝을 소화한 선발투수 글로버는 팔꿈치 부상,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활약했던 전병두도 어깨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다행히 에이스 김광현이 복귀했지만 여전히 선발 로테이션 구상이 쉽지 않다. 이만수 감독 대행은 “마운드 운용이 가장 힘들다. 타선은 전체적으로 살아나고 있기 때문에 실점만 최소화하면 이기는 경기를 할 수 있지만 투수들의 부상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이대로 SK가 주저앉을 거라고 예상하기는 쉽지 않다. 베테랑 박재홍과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맹타를 휘둘렀던 안치용은 외야진의 공백을 메울 수 있다. 국가대표 2루수 정근우는 복귀 무대에서 멀티히트로 건재함을 과시했고 최정도 재활에 매진하고 있다.
고든 외에는 마땅한 선발투수가 없지만 윤희상이 1군 무대에서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다. 불펜에선 지난해 트레이드로 영입한 이재영이 최근 4경기에서 무실점 투구를 펼치고 있고 마무리 역할 소화하고 있는 엄정욱도 4경기 연속 세이브를 기록하며 불펜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무엇보다 그동안 SK는 주축 선수가 없는 상황에서도 건재함을 유지해왔다. 2009년에는 에이스 김광현과 주전 포수 박경완이 없는 상황에서도 한국시리즈 7차전 명승부를 펼쳤고 지난해에는 채병룡, 윤길현 등의 불펜 투수 공백에도 1위를 질주하며 4연승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이만수 감독 대행은 “대부분의 선수들이 1군 무대를 소화한 적이 없다. 그럼에도 기적을 일으키고 있다”며 “최근 상승세는 모두 선수들 덕”이라 말했다. 주장 이호준도 “3번이나 우승한 팀이다. 우리는 이겨야하는 경기는 이기는 게 몸에 익었다. 그동안 쌓아온 것을 결코 쉽게 무너뜨리지 않을 것이다”고 각오를 보였다.
올 시즌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내고 있는 SK가 계속되는 부상 악몽 속에서도 다시 한 번 저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세호 기자 drjose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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