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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민 기자]“광주 아동 성폭행 사건, 몰랐던 나 자신이 창피해”
영화 ‘도가니’(감독 황동혁)에서 주연을 맡은 배우 정유미(28)는 영화에 푹 빠져 있었다.
인터뷰 내내 ‘도가니’의 배경이 된 광주 장애아동 성폭행 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그 사건에 대한 분노와 우리 사회의 외면에 대해 아쉬워했다.
‘도가니’는 공지영 작가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소설 ‘도가니’는 2005년부터 광주의 한 장애우 학교에서 원생들을 상대로 벌어진 학교장과 관계자들의 성폭행 사건을 다룬 사회고발 작품이다.
영화 ‘도가니’에서 주인공 서유진으로 분한 정유미는 강인호(공유 분)와 함께 씻을 수 없는 피해를 입은 아동들을 보듬어 주고 법정 대결을 벌이는 역할이다.
촬영이 끝난지 수 개월이 지났지만 영화 일정을 소화하면서 정유미는 “다시 촬영 당시의 묵직함을 기억하게 됐다”고 말문을 연다.
“촬영을 할 때는 실화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어요. 실화라 생각하면 연기를 할 수가 없겠더라고요. 촬영 내내 만들어진 이야기라 생각하고 연기를 했어요”
‘도가니’의 무게감으로 정유미는 배우들이 공식석상에서 하는 “재미있게 봐주세요”라는 말을 하지 못한다고 한다.
다양한 작품을 통해서 20대 여배우 중 최고의 연기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 받는 정유미지만 이번 작품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겸손하게 말한다. 실제로 있던 사실을 모르고 살아온 자신에 대한 자책도 덧붙였다.
“영화를 통해서는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지만, 정작 부족함이 많다는 것을 느꼈어요. 한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도, 그 사실을 몰랐다는 것도 창피하고요. 제가 왜 이런 일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나 후회가 되요”
인터뷰 내내 ‘도가니’에 대해 진지하게 자신의 생각을 펼치던 정유미는 인터뷰 말미에서 뜻깊은 한마디 말을 덧붙인다.
“저는 이 영화가 실화가 아니면 좋겠어요. 영화를 보고 난 사람들의 생각이 모아진다면 뭔가가 바뀌겠죠. 하지만 이런 일이 다시 생기지 않도록 그런 생각을 마음 속에 가지고 사는게 중요한 것 같아요”
영화 '도가니'는 청각장애인학교 교직원이 어린 학생들을 상대로 성폭행과 성추행을 일삼은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다. 소재의 무거움에도 불구하고 일찍부터 입소문을 타고 흥행이 기대되고 있다. 개봉은 22일.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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