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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백솔미 기자] 걸그룹에 도전하는 걸밴드가 등장했다. 걸그룹이 쏟아지고 있는 가요계에 악기를 들고 무대에 오르고 있는 러버더키(Rubber Duckie)가 그 주인공이다. 리더를 맡고 있는 기타·보컬의 지아(24·본명 송지아), 기타·보컬 배미(23·본명 배미혜), 드럼 써니(21·본명 김성희)로 구성된 러버더키는 자신들의 노래는 직접 연주하고 만들겠다며 실력을 앞장 세웠다.
러버더키는 경기도 부천 소재의 소명여자고등학교 동창 지아와 배미를 주축으로 지난해 3월 싱글앨범 '아이 엠 싱글(I Am Single)'을 발매했다. 이후 'KT&G 상상마당 밴드 인큐베이팅' 150개 참가밴드 중 최종 우승했고 '엠넷 타임 투 록(Mnet Time to Rock) 페스티벌' 최종 본선에 진출했다. 이후 다수의 페스티벌에 참가하며 실력을 쌓았다.
올해 초 써니를 영입하고 밴드의 모습을 갖춘 러버더키는 전 YB밴드의 리더이자 기타리스트인 유병열의 프로듀싱하에 지난 8월 정규 1집 '미운오리 이야기'를 출시했다. 홍대 인디신에서 주목받으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온 러버더키는 앨범 전곡을 작사·작곡·편곡하며 실력까지 입증했다.
지아는 "이렇게 정규앨범을 낼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 또 무대에 설 생각을 하니 설레고 기대된다"며 "직접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를 만드는 우리들의 이름을 널리 알리고 싶다. 걸그룹들의 포화 속에서 확실히 우리들의 이름을 음악팬들에게 각인시키고 싶다. 이뤄낼 자신감도 있다"고 말했다.
배미는 "사실 인디 록밴드라고 하면 타인과 타협할 줄 모르고 자신들의 음악적 자신감만 강한 사람들이라고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오해에서 빚어진 부분이 많다"며 "우리는 인디와 아이돌밴드의 경계를 넘나들고 싶다. 음악적 자존심을 지키면서 아이돌그룹들이 갖고 있는 예능적인 부분을 배우고 싶다"고 러버더키의 청사진을 그렸다.
러버더키가 이렇게 앨범을 낼 수 있는데에는 유병열을 빼놓을 수 없다. 지아는 "유병열 선배님이 안 계셨다면 우린 앨범을 못 냈을 것이다. 존경하는 선배님과 함께 작업할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며 "앨범을 내고 선배님께서 '지금까지 해오던대로 활동하는 뮤지션이 되라. 러버더키는 너희꺼다'라고 조언해주셨다"고 전했다.
앨범명이자 타이틀곡 '미운오리 이야기'는 이들의 정체성을 얘기해주는 듯한 '세상에서 난 최고일 꺼야. 오 마이 갓 이번엔 진짜야. 내 모습을 보여줄 거야'라는 가사와 후크멜로디 여기에 강렬한 기타리프가 어울어진 곡이다.
지아는 "원래 다른 제목이었는데 팀명이 러버더키라 오리 이야기를 넣고 싶었다. 가사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들이 이루고 싶은 미래의 모습을 그려봤다. 동화 속 오리는 백조가 되지 못했지만 우리는 다르게 해석해 가사를 썼다"고 설명했다.
러버더키는 "밴드라고 하면 자신들의 노래는 직접 연주해야하는데 그렇지 않은 밴드들이 많다고 한다. 밴드임에도 녹음할때 세션을 두기도 한다고 들었다"며 "그렇지만 적어도 밴드라면 자신들의 노래는 직접 연주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앨범도 그랬지만 우리는 직접 악기를 연주하며 우리들이 느끼고 있는 감정을 노래에 담아낼 것"이라며 악기 연주로 얻은 '영광의 상처' 두툼해진 손을 내보였다.
현재 서울 한강 근처 마포의 한 아파트에서 숙소생활을 하고 있는 러버더키는 해가 지고 어두워지면 한강공원으로 나가 길거리 공연을 펼친다. 누가 시켜서가 아닌 스스로 노래가 하고 싶어서, 연주가 하고 싶어서 공원으로 향한다. 사람들의 시선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음악을 하고 있다. 러버더키는 오늘도 한강으로 나갈 채비를 하고 있다. 써니는 여건상 젬베를 들고.
[러버더키의 지아-배미-써니(위 사진 왼쪽부터), 정규 1집 표지. 사진 = 플레이그라운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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