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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배우 백진희가 작금의 서글픈 '88만원 세대'를 웃음과 눈물로 그려냈다.
20일 방송된 MBC 새 일일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극본 이영철 홍보희 장진아 백선우 연출 김병욱 김영기 조찬주. 이하 '하이킥3')에는 백진희가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백진희는 고시원에서 사는 취업준비생이다. 나름 취업에 필요하다는 스펙을 갖췄지만 번번이 낙방이다. 게다가 고시원 생활이라 다른 고시생들에게 방해될까봐 마음 편히 전화 통화도 못한다. 고시원 주인은 밀린 방세를 내라고 독촉이다. 하지만 아르바이트비가 제 때 들어오지 않아 연신 죄송하다며 머리를 숙일 뿐이다.
고시원 식당에서 혼자 쓸쓸히 밥을 챙겨먹는 백진희의 반찬은 김치, 그리고 학자금 상환 독촉장이다. 방세도 못내는데, 갚아야 할 돈만 3천만원이 넘는다. 안그래도 서러운데 고시생 고영욱은 자신의 장조림을 훔쳐 먹었다며 백진희를 의심하고 몰아부치기까지 했다.
학교 선배들과 오랜만에 만난 모임, 백진희는 반년만에 고기 반찬을 먹게 됐다. 불판 위에서 고기가 익을 때까지 기다릴 여유도 없다. 상추 위에 덜 익은 고기를 잔뜩 올려 놓고 입 안에 쌈을 밀어넣는 백진희다.
백진희는 "취직해서 우리 엄마 빚 다 갚아준다고 큰소리 쳤는데, 내가 빚 때문에 먼저 도망다니게 생겼네"라며 술 주정을 한 뒤, 어두운 고시원 방으로 돌아왔다. 불도 켜지 않은 채 휴대폰으로 통장 잔액을 확인했지만 들려오는 음성 메시지는 참담했다. "문의하신 고객님의 계좌 잔액은 220원입니다"
백진희가 연기한 취업준비생 백진희는 현실 속 20대들의 모습과 너무나 닮아있었다. 그래서 서글프다.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아등바등 노력하는 백진희의 모습이 코믹하기도 하지만, 우리 주변의 젊은이들도 같은 고민에 괴로워하고 좌절한다는 생각에 마냥 웃을 수는 없었다.
김병욱 감독은 '하이킥3'에 대해 "몰락에 관한 이야기다. 몰락한 사람들이 희망의 메시지를 찾아서 도전하고 깨지고 시련을 겪는 것을 코미디화 시킨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전개될 '하이킥3'의 이야기 속에서 백진희는 또 다시 부딪히고 좌절할 것이다. 하지만 씩씩한 목소리의 백진희가 반드시 희망의 메시지를 찾아, '88만원 세대'에게 작은 위로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백진희. 사진 = MBC 화면 캡쳐]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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