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경민 기자] 배우 하정우(33)는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영화계의 대표적인 연기파 배우 중 한 명이다.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를 통해서 단번에 영화계에서 주목받는 배우로 떠 오른 그는 ‘비스티 보이즈’, ‘추격자’, ‘국가대표’, ‘황해’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연기력과 스타성에 흥행력을 갖춘 최고의 배우로 자리 잡았다.
그런 그가 신작 ‘의뢰인’에서는 드라마 ‘히트’의 검사 이후 오랜만에 말쑥한 정장을 차려 입은 댄디한 변호사 강성희로 변신했다.
강성희는 평소 껄렁껄렁하고 사회인 야구팀에서 공던지기를 좋아하는 활발한 성격이지만, 자신의 의뢰인 한철민(장혁 분)의 무죄를 입증하고, 사법연수원 동기인 검사 안민호(박희순 분)를 이기기 위해 냉철한 카리스마를 발휘하는 인물이다.
이전작들에서 연변의 유부남(황해)에 연쇄살인마(추격자), 망나니 스키점프 선수(국가대표) 등 하류인생을 도맡아 해 온 그는 오랜만에 엘리트로 변신해 색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하정우는 자신에게도 생소한 변호사 역을 맡기 위해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 실제 변호사를 만나서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영화 촬영 전 다큐멘터리도 찾아 보고 했어요. 그러다 50대 초반의 변호사분을 만났는데, 내심 속으로는 ‘지루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그게 아니던 것 있죠? 생각했던 것들과 다른 의외성을 느꼈어요. 목소리 톤은 저음에 딱딱한데 단어를 쓰시는게 너무 위트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변호사에 대한 선입견이 많이 깨졌습니다”
수 많은 작품을 통해 남다른 연기력을 보여온 하정우에게도 변호사 역할은 녹록하지 않았다. 연극을 하듯 배심원을 상대로 독백을 해야 하는 연기 때문에 하정우는 영화 촬영 후에도 준비 기간을 요청할 정도였다.
사실 하정우는 ‘황해’ 촬영을 1년 가까이 진행했다. 머리를 짧게 자르고 점퍼를 아무렇게나 입고 다니던 ‘황해’의 구남과 강성희는 180도 다른 인물. 하정우 또한 강성희와 동화되기 위해 남다른 노력을 했다고 말한다.
“바로 수염을 깎고 머리를 길렀어요. ‘황해’ 당시 트레이닝복을 입고 동네를 다녔다면 이제는 정장을 입고 다녔죠. 실제로 ‘의뢰인’ 촬영내내 수트만 입고 다녔어요. 동내에 맥주집을 가도 수트에 넥타이를 맸죠. 단점이 있다면 ‘황해’는 술을 먹고 늦게 잠이 들어 얼굴이 부어도 상관 없었어요. 그게 구남이었거든요. 하지만 ‘의뢰인’은 얼굴이 부으면 아침에 한시간씩 운동을 하고 마사지를 받고 했어요”(웃음)
자신의 역할을 위해 모든 것 쏟아부었다는 하정우는 아직도 자신의 연기에 대해 자신감 보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힌다. 반성을 할게 많다는 겸손한 이야기까지 한다.
“그 동안 제가 게을러졌다는 생각을 ‘의뢰인’을 하면서 많이 느꼈어요. 저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고 있습니다. 그래야 앞으로 배우로 삶이 수월해 질 것 같더라고요. 걸으면서 대사를 하는 것도 다시 생각해 봐야겠어요. 그런 부분이 너무 어렵더라고요”
하정우는 ‘내가 어떤 작품을 해야 더 인기가 있을까?’하는 생각을 가진 연예인이 아니라 자신의 배역이 관객에게 어떻게 비쳐질까. 다른 배우들과 호흡은 어떨까? 어떻게 해야 더 좋은 작품으로 관객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을까를 먼저 고민하는 천상배우였다.
그런 그의 연기와 영화에 대한 열정이 30대 초반 배우로 영화계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굳히는 원동력은 아닐까? 배우 하정우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영화 ‘의뢰인’은 오는 29일 개봉된다.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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