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하진 기자] "Hey, father"
넥센 히어로즈 용병 타자 코리 알드리지는 김시진 감독을 '아버지(father)'라고 부른다. 타격 연습이 끝난 뒤에도 종종 덕아웃에 슬금슬금 들어와 김 감독을 향해 서투른 한국말로 "괜찮아?"라고 묻는가 하면 김 감독의 어깨를 주무르기도 한다.
이렇게 애교 넘치는 용병 타자이지만 그만한 성적을 내지 못하기 때문에 김시진 감독은 이따금 속이 답답해졌다. 시즌 초부터 알드리지의 퇴출설이 솔솔 불거나오기도 했다.
이런 과정에서 지난 8월 말 알드리지를 2군에 내려 보냈을 때에도 퇴출 수순이 아닌가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에 김 감독은 "퇴출 수순은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사실 알드리지는 시즌 초반 타격감이 저조할 때 김 감독의 면담을 받았다. 이 면담이 알드리지에게는 깊은 감명을 줬다. 외국인 선수가 아닌 팀원으로 대하는 김시진 감독에 대해 감동받았던 것이다.
긍정적인 성격이 특징인 알드리지는 한국에 뛰어난 적응력을 보였다. 한국말을 하나 둘 씩 익힌 알드리지는 '바보'가 때로는 나쁘지 않은 뜻으로 쓰인다는 것도 알 정도다.
이랬던 알드리지는 넥센이 올시즌 내내 끈질긴 승부를 펼쳤던 LG를 상대로 스윕을 다할 위기에 처하자 홈런으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22일 잠실 LG전에서 3-1로 앞선 5회초 2사 1,3루의 찬스에서 상대 선발 유원상의 129km짜리 초구 포크볼을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3점 짜리 홈런을 쏘아올렸다. 이 홈런으로 넥센은 6-2로 승리했다.
또 알드리지는 이 홈런을 시즌 20번째 홈런을 기록하며 롯데 이대호와 삼성 최형우에 이어 시즌 3번째로 20홈런을 달성한 선수가 됐다.
경기 후 알드리지는 "20홈런 달성도 기쁘지만 팀 승리에 보탬이 된 것이 더 기쁘다"며 "요즘 어깨가 좋지 않아 매일 기도를 했다. 남은 시즌 동안 아프지 않고 내년에도 한국에서 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국내 무대 잔류를 희망했다.
이 같은 알드리지의 활약이 '내년 용병에 대해 아직 구상하지 못했다'던 김시진 감독의 마음을 흔들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넥센 알드리지.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하진 기자 hajin0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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