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유정 기자] 그라운드의 따스한 가을 햇살이 내리 쬐던 24일의 광주 무등구장.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전날의 선발 등판으로 잠시 휴식을 갖고 있던 두산 베어스 김선우를 만났다.
김선우는 올 시즌 15승 7패 1세이브 3.18의 방어율을 거뒀다. 이는 두산 팀 토종 투수로는 진필중(16승, 1999년) 이후 12년 만이고, 두산 선발 15승은 1995년 김상진, 권명철 이후 16년 만의 기록이다.
"23일 대전 한화전 때 이대수 선수 안타가 나오자마자 승을 날리게 되는 줄 알고 차마 볼 수 없어 먼 곳을 바라봤다"라고 웃으며 말문을 연 그는 "스플리터를 올 시즌에 많이 던지다보니 타자들에게 많이 읽혀서 시즌 후반에 들어 다른 구종을 많이 구사하게 됐다. 그날도 그래서 조금 힘들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작년과 달리 올해 유난히 팀 성적이 안 좋은 두산은 타선의 응집력 부족도 그렇지만 더 큰 문제는 탄탄하지 못한 마운드다. 김선우가 15승째를 거둔 날(23일 대전 한화전)도 불펜진의 난조로 선발승과 연을 맺지 못할 위험까지 갔다.
그는 "아무래도 팀 불펜진이 약하다보니 선발로 마운드에 오르면 긴 이닝을 끌고 가야겠다는 욕심이 생긴다"며 "그러다 보니 부담감도 많이 생긴다"고 전했다.
올 시즌 팀 부진으로 항상 부담감을 안고 마운드에 오른다는 김선우는 현재 최고의 주가를 달리며 연신 기록을 갈아 치우고 있다. 지난달 18일 잠실 LG전 이후 7연승의 가도를 달리고 있으며, 특히 8월 23일 문학 SK전서 승리를 거두며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을 올렸다. 이는 프로통산 41번째이자 두산(전신 OB포함) 출신 국내 선수로는 김상진 SK 투수코치 이후 16년 만에 기록이다.
김선우는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두며 꾸준히 선발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오랜 선수생활 동안 터득한 체력 관리법이다"며 "운동을 하고 휴식을 취하는 날짜 간격을 조절하고 투구 연습을 하는 것도 컨디션에 맞게 알아서 조절 한다"며 배테랑다운 면모를 보였다.
34세 라는 나이로 큰 기복 없이 꾸준히 성적을 내고 있는 그는 "사실 선발 투수로서 꾸준히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해내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다"며 "그런데도 매년 좋아지고 있어 내 자신 스스로도 뿌듯하다"고 말했다.
시즌 막바지 김선우가 15승을 거두며 KIA 윤석민(17승)과의 다승왕 경쟁의 격차를 좁혔다. 현재 두산은 4경기만을 남겨둔 KIA와 달리 10경기를 남겨 두고 있어 앞으로 김선우는 최대 2번 정도 선발로 마운드에 더 오를 수 있다.
이에 김광수 감독대행은 "물론 (김)선우의 컨디션을 봐야 하겠지만, 타이틀에 대해서는 나도 생각하고 있다"며 "올해 (김)선우가 잘해주고 있어서 고맙다. 앞으로도 잘 해줄 것이다"라고 그에 대한 믿음을 들어냈다.
다승왕 타이틀 경쟁에 대해 김선우는 "올 시즌 3점대 방어율에 10승이 목표였는데 이미 이뤄내서 기쁘다"며 "15승을 하고 나니까 주변에서 다승왕 경쟁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데 사실 나는 큰 욕심은 없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미 올 시즌에 생각했던 목표들을 다 이루었고, 여건이 된다며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하고 싶지만 딱히 타이틀에 대한 욕심은 안 갖고 있다"라며 "하면 좋은 것이고 안 해도 좋다는 뭐 이런 것이다"라고 욕심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선우는 해를 거듭 할수록 구속은 느려지고 제구력을 바탕으로 하는 맞춰 잡는 피칭을 하게 된다고 했다. 분명 김선우가 던지는 공의 스피드는 느려졌어도 그의 야구를 향한 열정은 스피드 건에 찍히지 않을 만큼 대단하다.
[두산 김선우. 사진 = 마이데일리 DB]
김유정 kyj765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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