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세호 기자] 시간이 흐를수록 더 강해지고 있다.
한화가 올 시즌 95%에 가까운 일정을 소화한 가운데 마무리 데니 바티스타가 갈수록 그 위력을 더하고 있다.
바티스타는 지난 25일 롯데를 상대로 한 대전 홈경기에서 8회부터 마운드에 올라 4이닝 무실점을 기록했고 한화는 11회말 이양기의 끝내기 안타로 올 시즌 11번째 끝내기 승리에 성공했다.
이날 바티스타는 리그 최강 롯데 타선을 제압, 그야말로 압도적인 투구를 펼쳤다. 특히 8회초와 11회초 위기상황에서 롯데 중심 타자들을 돌려세우는 모습은 압권이었다.
바티스타는 8회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문규현에게 내야안타, 이승화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주며 1사 1, 2루 위기에 몰렸지만 다음 타자 김주찬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해 구위를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이어 리그 최고 타자 이대호에겐 승부구로 던진 바깥쪽 직구가 볼판정을 받아 볼넷. 그러나 다음 타자 홍성흔을 152km 직구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워 첫 번째 위기를 극복했다.
양 팀의 기나긴 불펜 싸움이 좀처럼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던 11회초. 김주찬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한 바티스타는 다시 이대호와 만났고 볼카운트 0-2에서 변화구 두 개를 연이어 스트라이크존에 집어넣는 과감함을 보였다. 투구수가 많아지면서 150km를 상회했던 직구는 140km대로 떨어진 상황. 그러나 바티스타는 힘이 아닌 제구력을 동반, 바깥쪽 스트라이크 존에 걸치는 직구로 이대호를 스탠딩삼진으로 잡아내 8회초의 판정패를 설욕했다.
이후 바티스타는 이번에도 홍성흔을 직구로 헛스윙 삼진, 절체절명의 2사 만루에선 황재균에게 직구 세 개를 내리 스트라이크존에 꽂으며 마운드를 지켜냈다.
바티스타는 4이닝동안 한국 무대 최다인 투구수 79개와 9탈삼진을 기록했고 여전히 승률 100%를 사수하며 평균자책점을 1.69까지 끌어내렸다. 그리고 9이닝당 탈삼진 15.2개란 어마어마한 수치에 도달했다. 바티스타가 7월부터 한화에 합류했기 때문에 정규 이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이 부분 1위인 같은 팀의 류현진이 9.38개로 10개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실로 엄청난 숫자가 아닐 수 없다.
시속 150km를 상회하는 직구와 140km대의 컷패스트볼, 그리고 리그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파워 커브로 올 시즌 리그 최고의 구위를 뽐내는 바티스타가 이제는 한국 무대에 대한 적응까지 마치면서 위력을 배가시키고 있는 것이다.
최고의 실력에도 자신의 기용에 대한 불만 없이 내년에도 팀과 함께 하길 원하는 ‘난공불락’ 외국인 선수. 그리고 올 시즌 역대 최다 타이인 11번의 끝내기 승리를 이뤄내며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하는 한화 선수들. 한화의 올해가 값진 것은 물론, 벌써부터 차기 시즌이 기대되는 이유다.
[한화 바티스타.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세호 기자 drjose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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