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유정 기자] 선수들 마다 타격 폼이 제각각이라고 하지만 신기하게도 타격 자세가 닮아 있는 선수들이 있다. 바로 KIA 타이거즈 테이블세터 이용규(26, 좌타자)와 김선빈(22, 우타자)이다. 타석에 들어서는 위치에 차이가 있지만, 체격도 체구도 비슷한 이들은 남들과 조금 다른 타격 폼을 구사한다.
이용규와 김선빈은 타석에 들어서 축발에 중심을 두고 디딤 발을 다른 타자들에 비해 높이 들어 올린다. 이후 방망이에 공을 맞히기 직전 다리를 좀 더 몸 쪽으로 바짝 당겼다가 앞으로 원을 그리듯 내려놓는다.
이에 KIA 황병일 수석 코치는 "(타자들이)눈높이만큼 다리를 들어 올려서 상체의 움직임이 생길 경우에는 문제가 있다"며 "하지만 두 선수 모두 상체 움직임 없이 하체만을 이동시키기 때문에 타격 파워에는 큰 무리가 없다"라고 전했다.
이 폼을 먼저 사용한 것은 이용규다. 이용규는 프로 데뷔 이후 꾸준히 자신에게 맞는 타격 폼을 찾다가 실패를 거듭한 끝에 지금의 모양새를 갖추게 됐다. 그는 "지금 내 타격 폼은 타격 시 몸이 먼저 나가는 것을 방지해주고 변화구 승부 대처 능력도 좋아지게 한다"며 "축 발의 중심을 잡기위해 들었다가 앞으로 원을 그리듯이 놓는다"라고 말했다.
프로에 와서 타격을 할 때 몸이 먼저 열리는 단점을 지녔던 김선빈은 팀 코치진의 권유로 선배 이용규의 타격 폼 그대로 따라하게 됐다.
김선빈은 "코치님들의 권유로 재작년 캠프 때부터 연습을 해서 작년 시즌부터 폼을 바꿨다"며 "나는 오히려 다리를 먼저 드는 것이 타격 타이밍 잡는데 훨씬 좋다. 폼을 바꾼 후로 타격을 할 때 몸이 먼저 나가는 단점이 고쳐졌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황병일 코치는 "(김)선빈이의 경우에는 타격을 준비하면서 몸이 투수 쪽으로 먼저 나가는 성향이 있었다"며 "그런 단점을 보완하기에 (이)용규의 타격 폼이 좋겠다 싶어서 내가 권유했다. 둘 다 풀스윙을 하는 타자들이 아니고 출루를 중요시 여기는 타자들이기에 안성맞춤인 타격 폼이다"라고 얘기했다.
사실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타격 전 방망이에 힘을 싣기 위해 디딤 발을 잠깐 올렸다가 내려놓는 경우는 있지만 이용규와 김선빈처럼 허리선 근처까지 다리를 들어 올리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는 빠른 공을 상대할 때 구속에 밀리지 않고 장타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다리를 많이 들어 올리는 이 둘의 폼이 타격 시 가해지는 순간적인 힘을 반감시키는 것은 아닐까.
김선빈은 "다리를 들면 중심 이동 때문에 힘이 덜 실리지 않냐 라는 말을 듣는데 오히려 나는 힘이 더 실린다"며 별다른 문제점을 느끼지 못한다는 반응이다.
반면 이용규는 "축발만 디딘 채로 버티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힘이 덜 실리는 것은 사실이다"며 "파워가 부족한건 웨이트닝을 통해 충분히 키울 수 있다. 그리고 (김)선빈이나 나는 홈런을 치는 타자가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커트능력이나 공을 방망이에 맞히는 것에 집중 할 뿐이다"라고 정확히 짚어냈다.
황병일 코치는 "선수들 마다 각자 자신이 가진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최소화 하는 것이 가장 좋은 타격 폼이다. 그래서 선수들마다 타격 폼이 다른 것이다"며 "근데 나보다 나은 누군가의 타격 폼을 따라하면서 내 단점을 보안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게 바로 (이)용규와 (김)선빈이의 경우다"라고 말했다.
올 시즌 이용규는 420타수 140안타 3홈런 33타점 .333의 타율을 기록, 김선빈은 328타수 96안타 4홈런 47타점 .293의 타율을 올리고 있다.
[왼쪽부터 KIA 김선빈과 이용규. 사진 = 마이데일리 DB ]
김유정 kyj765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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