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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얼마 전 케이블채널 Mnet '슈퍼스타K3(이하 슈스케3)'의 본선 진출자 중 한 팀이 합숙소를 무단 이탈해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예리밴드라는 이름의 이 팀은 제작진의 편집조작에 불만을 품고 본선행을 자진포기 했습니다. 그들의 팬 카페를 통해 리더 한승오의 캐릭터는 제작진이 조작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글도 썼습니다.
숱한 오디션 프로그램이 방송가를 점령한 가운데, 이 같은 부작용이 일어날 때도 됐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도 도전자들과 제작진의 입장차이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겠죠.
도전자들은 '슈스케'를 포함,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에 지원하기 전 성공을 향한 단꿈을 꾸었을 것입니다. 그 이전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배출된 스타들처럼 '나 역시도 또 한 명의 빛나는 스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청운을 품어보았을 것입니다.
그들 중 누군가에게는 실제로 그 꿈이 현실로 이뤄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니 분명 오디션 프로그램은 꿈을 꾸는 이들에게 기회의 창구를 마련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또 굳이 1등을 하지 않더라도 방송에 출연하는 것만으로도 인지도를 쌓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에 매년 새로운 도전자들이 나오게 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겠죠.
하지만 도전자들이 유념해야할 것은 지금의 모든 오디션 프로그램은 결국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점입니다. 스타를 배출하고 육성하는 역할을 하며 그 과정에서 감동도 드라마도 빚어내겠지만 무엇보다 재미에 충실해야 하는 것이 예능의 본질입니다. 누군가는 비난을 하지만 또 누군가는 재미있어하는 '슈스케3'의 악마의 편집도 그렇게 나오게 됐습니다.
시청자들은 도전자들의 놀라운 실력에 감동받는 한편, 기이한 행동을 하는 일부 도전자들의 모습을 보며 웃습니다. 그러니 1등을 하는 우승자만큼이나 난동을 피우는 도전자들도 화제가 되는 것이죠.
그렇다한들, 제작진은 소중한 꿈을 키우기 위해 오디션 프로그램에 발을 들여놓은 도전자 한 명 한 명을 인간적인 시선으로 바라봐야만 할 것입니다. 지나치게 재미만을 강조하다가는 자극적인 방송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도전자들 역시도 '한 방'을 꿈꾸기 이전 부작용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둬야 할 것입니다. 진실만을 보도하고 진정성을 강조하는 뉴스나 다큐프로그램이 아니라 재미를 강조해야 하는 예능의 틀 속에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특성 혹은 한계를 명확히 알고 도전장을 내밀어야 할 것입니다.
[예리밴드. 사진 = '슈스케3' 방송화면 캡처]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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