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유정 기자] SK 와이번스 주장 이호준이 2년 연속 정규시즌 1위의 자리에 오르지 못 한데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호준은 27일 오후 삼성 라이온즈의 페넌트레이스 우승 소식을 듣고 "작년엔 1위했었는데 올해 2,3위 정도에 만족해야하니 뭔가 섭섭한 마음이 든다"고 씁쓸하게 웃어 보였다.
SK는 2009년 KIA에게 1위를 내준 것을 제외하고 2007년~2010년까지 정규시즌 1위에 이름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올 시즌 후반기 SK는 내부적인 문제가 발생하면서 순위 싸움에서 잠시 주춤 할 수밖에 없었다.
이호준은 "하필 왜 내가 주장으로 있을 때 이런 안 좋은 일들이 생기는지 '내가 괜히 주장을 맡은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며 "그래도 그럴 때마다 팀 형들이랑 이야기를 많이 나누며 견뎠다"고 전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SK 선수들은 뭉쳤다. 견고한 수비와 짜임새 있는 공격력을 바탕으로 이만수 감독대행 체제로는 처음으로 지난 11일 문학 한화전부터 16일 잠실 LG전까지 파죽지세 5연승을 달렸다. 새로운 사령탑과 합이 맞아진 SK는 4위 KIA를 따돌리고 이제는 2위 롯데를 0.5게임차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이에 그는 "많은 우여곡절을 격고도 팀원들이 여기까지 와준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며 "이번 일을 통해 '역시 우리는 강하다'라는 것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SK는 9월 중순부터 주축선수들의 연이은 부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견고한 외야 수비진인 김강민-박재상-조동화가 모두 부상으로 전력을 이탈한 상태다. 그나마 정근우와 최정의 복귀가 SK에겐 천만다행이다.
이호준은 "외야수들이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기 힘들어 졌지만 그나마 남은 선수들이 그들의 빈자리를 잘 채워주고 있다"며 "(정)근우가 돌아와서 타선에 힘을 실어 주고 있고 (최)정이도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될 것이다. 더구나 (김)광현이가 제 모습을 찾아가는 것 같아 무엇보다 다행이다"라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SK는 부상 선수들이 돌아와 팀원들과 합을 맞추는 시간을 벌려면 정규시즌이 끝나고 이틀 후 시작하는 준 플레이오프보다 플레이오프가 유리하다. 더구나 올 시즌 SK는 4위를 확정지은 KIA를 상대로 6승 10패로 상대전적에서 좋지 않은 모습이다. 여기에 2위 롯데보다 4경기를 더 남겨둔 상황에서 0.5게임차의 근소한 차이를 두고 있어 희망은 있다.
이호준은 "사실 우리가 경기를 계속 하는 중에 롯데가 경기를 쉬고 있어서 우리만 잘하면 충분히 2위는 승산이 있다고 본다"며 "선수들 사이에서도 '2위는 무조건 하자'라는 분위기다"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그는 "사실 롯데보다 KIA가 포스트 시즌에서 만나기 제일 껄끄러운 상대다. 이상하게 KIA 투수들만 만나면 우리 타자들이 맥을 못 춘다. 윤석민이나 로페즈 공은 물론이고 올 시즌 안 좋다던 양현종도 어떻게 우리만 만나면 그렇게 잘 할 수 있냐"며 혀를 내둘렀다.
윤석민은 대체적으로 전 구단의 타자들이 까다로워하는 투수라지만, 양현종의 경우 SK전 4경기 출장해 2승 1패를 거두며, 평균 자책점은 0.95로 시즌 방어율이 6.30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좋다. 로페즈도 5경기 출장해 1승 2패로 성적표는 그저 그렇지만 평균 자책점은 2.79로 시즌 방어율 3.98에 비해 좋은 기록이다.
이호준은 "선수들끼리 지금 단합도 잘되고 있다. 단기전에서는 분위기 싸움이다"며 "어느 팀이 먼저 첫 승리를 따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야구는 정신적인 부분이 크기 때문에 첫 경기 지더라도 분위기만 좋다면 충분히 나머지 경기를 잘 풀어갈 수 있다"고 의지를 다졌다.
이어 그는 "2008년도에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에서 첫 경기를 두산에게 내줬는데 이상하게 경기에서 진 우리 애들이 더 당당하더라"며 "나조차도 질 것 같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나머지 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면서 결국 2008시즌 우승을 차지했다"고 회상했다.
SK는 2008한국시리즈 1차전을 두산에게 2-5로 패했다. 하지만 2차전(5-2), 3차전(3-2), 4차전(4-1), 5차전(2-0) 연달아 승전보를 울리며 4승1패로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마지막으로 이호준은 "예전과 달리 1위가 아니기 때문에 우승을 위해선 준 플레이오프든 플레이오프든 경기를 치루고 올라가야 한다는 점에 분명히 부담감은 있다"며 "하지만 이미 우리 팀 선수 대부분이 포스트 시즌 경험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고 본다. 우리는 결코 정신력 싸움에서 지지 않는다"며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위쪽 SK 이호준, 아래쪽 SK 선수단. 사진 = 마이데일리 DB]
김유정 kyj765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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