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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선애 기자]SBS 수목극 ‘보스를 지켜라’(극본 권기영/연출 손정현/이하 ‘보스’)가 29일 방송된 18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보스’는 기본적으로 별 볼일 없지만 싸움 하나는 잘하는 노은설(최강희 분)이 DN그룹의 문제아 차지헌(지성 분) 본부장의 비서로 취업해 그와 사랑을 이룬다는 이야기를 담았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보스’가 보여주고자 한 것은 두 사람의 사랑보다도 ‘깨끗한 경영’을 강조하는 新재벌관이었다.
극중 차지헌과 노은설의 신분은 차이가 컸지만, 차지헌의 아버지이자 DN그룹의 CEO 차봉만(박영규 분)은 일찍이 노은설을 아들의 짝으로 받아들였다. 또 남녀주인공과 4각 관계를 형성하며 갈등을 빚을 줄 알았던 차무원(김재중 분)과 서나윤(왕지혜 분)도 일찍이 차지헌-노은설의 사랑을 응원하며 자신들의 사랑에 집중하는 관계로 돌아섰다.
이렇듯 ‘보스’에선 기존 재벌드라마에서 보여온 집안의 반대, 지나치게 매서운 4각 관계 같은 갈등 구조는 없었다. 대신 드라마 속에서 그들을 힘들게 한 것은, 차지헌이 아버지의 기업을 물려 받느냐 마느냐, 노은설이 기업 편법 계승의 실체를 알고 눈 감아주느냐 마느냐와 같은 문제였다.
종영을 맞은 ‘보스’에선 족벌 경영, 편법 계승, 불법 비자금 등 재벌들이 일삼는 ‘더러운’ 문제들은 모두 깨끗하게 해결됐다. 차지헌은 아버지의 회사를 물려받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DN그룹은 자타공인 능력자인 차무원 전무가 이끌게 됐다. 차무원은 “깨끗한 경영인이 되겠다”고 말하며 드라마가 추구해온 바를 직접 말로써 알려주기도 했다. 그나마 드라마 내에서 나쁜 행동을 해왔던 신숙희(차화연 분)와 황관장(김청 분)은 그림으로 비자금을 만들어왔던게 발각되며 ‘사회봉사’ 명령을 수행했다.
‘보스’는 방영되는 내내 뻔한 이야기라는 지적을 받으면서도, 기존의 드라마 속 재벌관을 무참히 깨버린 코믹한 내용으로 주목을 받았다. 극에 등장하는 모든 재벌들은 어딘가 하나씩 ‘하자’가 있어 완벽하지 않고, 기저에는 어린아이 같은 ‘순수’가 깔려있어 악하지 못했다. 그래서 ‘보스’에는 ‘밉상’ 캐릭터가 하나도 없었고, 그만큼 인간적인 매력이 넘치는 재벌을 그려냈다.
‘보스’ 속 재벌들은 나쁜 일을 하면 벌을 받았고, 새로운 세대의 젊은 재벌들은 ‘깨끗한 경영’을 뼈 속 깊이 새겼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양심’이 있어 자신의 나쁜 행동을 반성했다.
족벌 경영, 편법 계승, 불법 비자금 등으로 시끄러운 현실 속 재벌들과 확연히 달랐던 ‘보스’의 재벌들.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라지만, 현실에서도 ‘보스’ 같은 양심있는 재벌들이 많아지길 기대해 본다.
[사진='보스를 지켜라' 마지막회 방송캡처]
강선애 기자 sak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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